오세훈 “정호영, 나라면 선택 안 해…주식은 억대 손해보고 팔아”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1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1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17일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인선과 관련해 “저 같으면 그분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 후보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의사는) 복지 전문영역에서 역량을 발휘하기는 좀 부족했었지 않나 기억한다. 그런 제 판단 기준에 따르면 정 후보자는 복지부 장관으로서 기대가 큰 후보는 아니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다만 복지부 장관으로서 전문성만 언급했을 뿐 정 후보자 자녀의 ‘아빠 찬스’ 의혹 등 도덕성 논란은 언급하지 않았다.

오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의 남성 중심 인선에 대해서도 “다소 아쉬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급적이면 성별, 지역 안배를 하는 정치권의 관행이 지켜지면 좋겠다”며 “그런 관행이 만들어진 건 다 이유가 있다”고 했다.

오 후보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기대가 생겼다”고 평했다. 그는 “(한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직을 수행함에 있어서 ‘법과 상식에 맞춰서 진영과 무관하게 나쁜 놈 잘 잡으면 된다’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업의 본질을 저렇게 쉬운 언어로 대중에게 전달하는 능력이 있구나, 진심이 느껴진다, 이런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1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질의를 들으며 넥타이를 풀고 있다. 김성룡 기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1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질의를 들으며 넥타이를 풀고 있다. 김성룡 기자

오 후보는 차기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아직 많이 부족하다”며 신중하게 답했다. 그는 “(대선 후보는) 민심이 불러내는 정도가 되지 않으면 안 되는 자리”라며 “서울시장 자리가 대권 못지않게 훨씬 더 중요한 자리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성과에 따라서는 대선에 안 나올 수도 있다는 의미냐’는 질문에 오 후보는 “(서울시장) 5선 도전도 생각하고 있다"는 말도 했다. 그러나 차기 대선 불출마 가능성을 언급한 발언이라기 보다는 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장직에 대한 애착을 표현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오 후보는 백지신탁 처분에 불복하며 논란이 된 주식에 대해선 “억대 단위의 손해를 보고 다 팔았다”고 밝혔다. 오 후보 부부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증권가액 12억 정도의 HLB 주식을 갖고 있었는데, 인사혁신처는 ‘직무 연관성이 있다’며 전량 백지신탁하거나 처분하라는 판단을 내렸다. 오 후보는 신탁받자마자 매도를 하는 백지신탁 제도에 문제가 있다며 행정심판을 제기하고, 행정소송도 진행했다. HLB 주가는 지난 11일부터 급등했는데 오 후보는 “그 전에 다 팔았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모범적인 재산관리를 해왔다고 자부한다”라고도 했다.

경쟁자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해선 날을 세웠다. 오 후보는 “(송 후보가) 마치 쇼핑하듯이 부산 출마도 고려했었다는 말씀을 너무 쉽게 반복적으로 하는 모습을 보면서 ‘준비되지는 않았겠구나’ 그런 느낌을 (서울시민이) 받았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송 후보의 인천시장 경력도 언급하며 “세상의 객관적인 평가는 인천시정을 성공적으로 이끈 시장으로 보진 않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오 후보는 부동산 문제에 대해선 “저는 지난 1년간 제가 편 부동산 공급정책에 평균점 이상을 주겠다. 시장의 평가도 그렇다고 자부한다”고 평가했다. 또 “재선 뒤 임기 말이 되면 작년 보궐선거 때 약속드렸던 것보다도 주택공급 물량이 많을 것으로 예상할 정도”라고 자신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한편 전날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엔 송영길 후보가 참석했다. 송 후보는 성 비위 의혹으로 당에서 제명된 박완주 의원에 대해 “본인이 책임지고 의원직을 사퇴하는 게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어 “비서와 이런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서는 어떤 이유로도 변명하기 어렵다. 정말 송구스럽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사과했다.

송 후보는 오 후보를 겨냥해 “역대 시장 중에 4선 시장이 한 분도 없다. 미국도 루스벨트 (전 대통령) 말고는 없다”면서 “굳이 세종대왕이나 루스벨트 같은 분이 아닌 이상 4선을 시킬 필요가 있겠냐”고 말했다.

송 후보는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선 “오 후보는 민간 위주의 개발을 주도하겠다고 하는데 나는 공공 개발과 균형을 맞추겠다”며 “민간은 시공사와 조합 간 갈등과 법적 분쟁으로 공급에 차질이 생길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잘못 판단했다”고 비판하면서 자신의 정책과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