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모습. 연합뉴스
변사사건 1건당 1만5000원 제안
수당 지급안은 변사사건 한 건당 수당 1만5000원을 지급하되 하루 한도를 3만원으로 제한한 게 핵심이라고 한다. 경찰 측은 “한 건당 만 원 안팎인 ‘112신고 출동 수당’ 등을 고려할 때 변사사건은 그보다 조금 높은 1만5000원이 적당하다고 판단했다”며 책정 이유를 밝혔다.
심리상담 이용 형사 중 22% 변사사건 담당
![경찰병원 마음건강센터. 경찰청은 2014년부터 경찰관 직무 스트레스를 예방·치유하기 위해 의료기관과 업무협약을 맺고 병원 내 마음건강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 경찰청]](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5/17/d5f40e44-4535-46b3-9a6d-6721d553ba90.jpg)
경찰병원 마음건강센터. 경찰청은 2014년부터 경찰관 직무 스트레스를 예방·치유하기 위해 의료기관과 업무협약을 맺고 병원 내 마음건강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 경찰청]
변사사건 처리는 주로 형사계와 교통조사계가 맡고 있다. 현장에서 변사체 검시를 하고 범죄 혐의가 의심되는 경우엔 영장을 발부받아 경찰관이 부검까지 참여하게 된다. 2019년 기준 서울 내 경찰서 31곳이 처리한 변사사건만 4863건에 달했다.
문제는 하루에도 몇 번씩 훼손된 시신들을 처리하며 이로 인한 정신적 피로와 스트레스가 누적된다는 점이다. 지난해 경찰청이 운영하는 ‘마음 건강 증진 프로그램’을 이용한 형사 중 22%가 ‘훼손이 심한 사체를 목격’해 정신적 고통을 겪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이 겪는 트라우마(외상 후 스트레스)와 정신적 질환 문제는 그동안 꾸준히 제기되어왔던 문제다. 지난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정의당 이은주 의원에 따르면 2016~2020년 5년 동안 우울증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앓는 경찰이 45% 늘었고 이중 정신과 외래 상담을 받은 경찰도 31% 증가했다. 또 같은 기간 109명의 경찰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인사혁신처 수용 여부 올해 하반기 결정
![인사혁신처 로고 . [사진 인사혁신처]](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5/17/f33bc069-85e3-421f-8999-ee53b6a523f4.jpg)
인사혁신처 로고 . [사진 인사혁신처]
경찰청은 이처럼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인력과 부서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변사사건 수당’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2020년 비슷한 내용의 수당 지급 방안을 마련했을 땐 인사혁신처가 수용하지 않았다. 올해 제안한 지급안의 수용 여부는 올 하반기가 돼서야 결정날 것으로 보인다. 인사혁신처에서 제안을 수용할 경우 오는 12월까지 기획재정부의 검토가 이어진다. 또 다음 해 1월 대통령령으로 개정된다면 비로소 입법예고를 거쳐 시행할 수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금전적인 지원만으론 현장의 트라우마 등을 해결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이미) 마음 건강 증진 프로그램 등 경찰 내 심리 상담 서비스가 있으나 이용 땐 ‘인사상 불이익’이 있을 거로 우려하거나 외부 시선을 의식해 찾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부서별 정신적 치유를 해줄 수 있는 전문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갖추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