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1분기 가계신용에 따르면 1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859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6000억원 감소했다. 연합뉴스
1년 전과 비교하면 가계신용은 94조8000억원(5.4%) 증가했다. 지난해 2분기 170조9000억원(10.4%)으로 2003년 통계 작성 후 최대로 늘어난 뒤 3분기 연속 증가세가 둔화했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 등으로부터 빌린 돈(가계대출)과 신용카드 사용액 등 외상 구매액(판매신용)을 더한 것으로 가계가 진 빚을 나타낸다.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기타대출(762조9000억원)은 전 분기보다 9조6000억원이 줄었다. 기타대출은 지난해 말(-9000억원)에 이어 2분기 연속 감소세다. 주택담보대출(989조8000억원)은 전 분기보다 8조1000억원 늘었다. 다만 주택거래감소 등으로 전 분기(12조7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감소했다.
가계대출 감소는 대출금리 상승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등 정부의 대출 규제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은이 발표한 3월 예금은행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연 3.98%로 2014년 5월(4.0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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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불어난 가계대출은 한국 경제의 취약성을 높인다. 금리가 오르면 가계가 감당해야 할 이자 비용이 늘어 소비가 줄어드는 데다, 경기 침체 등 외부 충격으로 대출이 부실화할 수도 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가계대출 잔액 기준으로 추산한 결과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때마다 대출자 1인당 이자 부담은 16만1000원씩 늘어난다.
한은은 지난해 8월 이후 지금까지 4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총 1%포인트 인상했다. 금융권은 한은이 오는 26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연 1.5→1.75%) 인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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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송재창 금융통계팀장은 “4월 은행권의 가계대출은 금융기관의 대출 완화 노력 영향 등으로 소폭 증가로 전환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향후에 대출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측면도 있고 주택매매도 당분간 활발하지 않을 듯해 앞으로 가계부채 감소세가 이어질지는 향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 교수는 “한국 가계부채는 부동산 대출을 중심으로 늘어나고 있는 만큼 가계부채를 잡기 위해서는 부동산 가격 안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판매신용(106조7000억원)은 전 분기보다 8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5조2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축소됐다. 코로나19 재확산의 영향이 반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