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이 앞으로 3년6개월간 투입하는 63조원은 현재도 활발하게 고객 수요가 유지되는 내연기관차 사업에 절반 이상인 38조원이, 미래 먹거리인 전동화 및 신기술 사업에 25조원가량 쓰인다. 세부적으로는 ▶내연기관차 등 기존 사업의 상품성 및 서비스 품질 향상(38조원) ▶전기차나 수소전기차 등 전동화 및 친환경 사업(16조2000억원) ▶로보틱스·도심항공교통(UAM) 등 신기술 및 신사업(8조9000억원) 등이다.
기존 내연기관차 사업에 가장 많은 투자가 집행된다는 사실이 눈에 띈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직 대다수 부품 협력사가 전동화 체제로 이행할 여력이 없다”며 “기존 사업에서 수익이 나야 이들도 친환경 미래차로 사업구조를 재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모빌리티의 미래라고 할 수 있는 전동화와 친환경 산업 분야엔 2025년까지 16조2000억원을 투입한다. 다목적기반모빌리티(PBV) 전기차 전용 공장 신설,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혼류 생산 시스템 구축, 기존 공장의 전기차 전용 라인 증설 등이 추진된다.
핵심 부품과 선행기술, 고성능 전동화 제품 개발을 위해 연구개발(R&D) 분야에도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국내에 초고속 충전기 5000기도 구축할 예정이다.
로보틱스와 미래항공모빌리티(AA M), 커넥티비티,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등 신산업에는 8조9000억원이 투입된다. 로보틱스 분야에선 차세대 웨어러블로봇·서비스로봇 등의 모델과 기술을 개발해 실증화에 나서고, AAM 부문에서는 UAM와 지역항공모빌리티(RAM) 기체 개발과 핵심기술 내재화, 인프라 조성에 주력한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부 교수는 “향후 5년간 윤석열 정부의 친환경 모빌리티 정책 기조에도 부합하는 만큼 선제적으로 투자하는 측면도 있어 보인다”며 “대규모 투자에 따른 낙수효과로 국내 부품업계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