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권성동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윤석열 정부 장관급 인사에 제동을 걸었다. 사진은 지난 24일 춘천시 중앙로터리에서 지원 유세를 펼치는 모습. [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5/25/e0f24024-819e-4f37-a89f-8699b1910e96.jpg)
국민의힘 권성동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윤석열 정부 장관급 인사에 제동을 걸었다. 사진은 지난 24일 춘천시 중앙로터리에서 지원 유세를 펼치는 모습.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의 장관급 인사를 두고 25일 당정 간 불협화음이 터져나왔다. 대표적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통하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포문을 열었다.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국무총리실 국무조정실장(장관급)에 내정됐다는 소식이 들리자 권 원내대표는 공개적으로 ‘불가’ 입장을 밝혔다. 당내 인사들에 따르면 기획재정부 출신인 윤 전 수석은 한덕수 국무총리가 추천한 인사라고 한다.
“문재인 정부 잉크도 마르지 않았는데…”
권 원내대표의 발언 이후 당정 간엔 미묘한 기류가 흘렀다. 앞선 정호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진퇴 문제 때만 해도 당정이 조율한 듯한 입장 표명을 했지만, 이번엔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권 의원은 한 총리에게도 이와 같은 입장을 전했지만, 한 총리는 “대체 가능한 인사가 없다”며 난색을 보였다고 한다.
한 총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도 “윤 전 수석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에 문제가 있어 불러온 사람이었다”며 “제가 인사권자는 아니지만 검증과정이 스무스하게 끝났으면 좋겠다”며 윤 전 수석을 옹호했다. 권 원내대표와 다른 입장을 보인 것이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 총리가 추천한 인물인 만큼, 총리에게 힘을 실어주려 임명을 검토했지만, 당내 반대기류가 강해 난감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통령실 내부에선 한 총리가 먼저 윤 전 수석 인선의 뜻을 거둬주길 바라는 기류도 있는 상태다. 다만 윤 전 수석에 대한 한 총리의 입장은 확고하다고 한다.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2019년 6월 이임식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 윤 전 수석은 윤석열 정부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거론되고 있다. [뉴스1]](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5/25/d59376f8-0bce-48aa-86c5-3244c64004ec.jpg)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2019년 6월 이임식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 윤 전 수석은 윤석열 정부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거론되고 있다. [뉴스1]
당 내 일각에선 권 원내대표의 이번 발언이 단순히 윤 전 수석 문제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란 말도 나온다. 검찰과 기재부 출신 관료들에 편중됐다는 지적을 받는 대통령실 인사에 대한 당내 불만이 분출된 것이란 관측이다. 현재 대통령실의 주요 보직은 대선 때의 공신들이 아닌 두 부처 출신의 ‘늘공(늘 공무원)’들이 주로 차지하고 있다. 또 부처 차관급 인선등에서도 당이나 국회 출신 인사들이 푸대접을 받았다는 인식이 퍼져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전 수석도 그렇고, 양지만 찾아다니는 관료들을 좋지 않게 보는 시각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런 문제점을 인식한 듯 대통령실이 각 부처 장관 정책보좌관에 당내 인사들을 대거 기용하고 있지만, 불만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검찰과 기재부의 정부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니 국민의힘 내부의 불만도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7일 국회에 출석한 윤재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 윤 비서관은 전국 공공기관 인사 업무를 담당한다. [뉴스1]](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5/25/86835899-c3a2-48ef-8613-8b4e3bf451eb.jpg)
지난 17일 국회에 출석한 윤재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 윤 비서관은 전국 공공기관 인사 업무를 담당한다. [뉴스1]
늘공 중심의 인사, 당정 갈등으로 비화할까
당정의 묵은 갈등이 터져 나올 수 있다는 지적에 권 원내대표 측은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 상식적인 당정 관계”라며 확대 해석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윤 전 수석에 한정해 봐 달라는 것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이날 “불협화음이 아닌 당연한 인사 의견교류”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의 재선 의원은 “편중된 인사라 할지라도 성과를 내면 되는 것 아니냐”며 “당내에선 6개월간은 기다려주자는 분위기가 있다”고 했다. 역시 윤 전 수석과 기존 인사는 별개의 문제란 설명이다. 윤태곤 실장은 “권 원내대표의 발언이 어떻게 반영되는지도 향후 당정 관계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