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중국과 러시아 반대로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안이 부결되자 다음 날인 27일 독자적으로 추가 제재를 발표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8일 모교인 델라웨어대 졸업식에서 축사를 했다. [AP=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5/29/b76c2e90-9a48-4211-8b36-08bbf6429200.jpg)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 반대로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안이 부결되자 다음 날인 27일 독자적으로 추가 제재를 발표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8일 모교인 델라웨어대 졸업식에서 축사를 했다. [AP=연합뉴스]
미국은 27일(현지시간) 사흘 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한 잇따른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한 대응으로 대북 추가 독자 제재를 부과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중국과 러시아 반대로 대북 제재 결의안이 부결된 다음 날 미국이 단독으로 제재를 단행했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및 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을 지원한 북한 국적자 1명과 북한 및 러시아 기관 3곳을 이날 제재한다고 발표했다.
브라이언 넬슨 재무부 테러 및 금융정보 담당 차관은 "재무부는 북한의 WMD 및 탄도미사일 개발을 지원하거나 이를 알면서 북한 정부에 중요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 해외 금융기관을 겨냥했다"면서 "미국은 북한이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추구를 포기하고 외교의 길로 돌아올 것을 촉구하면서 기존 제재를 계속 이행하고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재 대상에 오른 북한 국적자는 북한의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제2자연과학원(현 국방과학원) 산하기관 소속으로, 벨라루스 민스크에 머물면서 북한을 위해 미사일 개발 관련 물품을 조달한 혐의라고 재무부는 밝혔다.
제재 대상에 오른 기관 3곳은 북한 고려항공 계열사인 고려항공 무역회사와 러시아 은행인 극동은행, 스푸트니크은행이다. 고려항공 무역회사는 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트랜지스터와 유압 시스템 부품을 포함한 다양한 전기 부품과 이중 사용 물품을 조달했다고 재무부는 밝혔다.
극동은행은 북한의 국적 항공사이자 미국 제재를 받는 고려항공에 금융 서비스 등을 제공한 혐의로 제재 대상이 됐다. 스푸트니크은행은 미국과 유엔 제재 대상인 북한 조선무역은행에 금융 및 기술을 지원한 혐의다. 또 조선무역은행의 위장기업의 러시아 루블화 계좌를 통해 러시아에 있는 북한 관련 기업 두 곳의 거래를 도왔다고 재무부는 전했다.
제재 대상에 오르면 미국으로의 여행이 금지되고,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된다, 미국 기업과 개인은 제재 대상 개인 및 기관과 거래가 전면 금지된다.
국무부는 토니 블링컨 장관 명의로 별도 성명을 내고 "우리는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개발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이 지속하는 데 대응해 이런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올해에만 6차례의 ICBM 시험 발사를 포함한 북한의 일련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의 노골적 위반이며, 이 지역 안정과 국제 평화 및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라면서 "우리는 북한의 불안정한 활동으로 야기되는 위협에 대처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동 목표를 진전시키기 위해 동맹 및 파트너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을 순방하고 미국을 향해 출발한 지난 25일(한국 시간) ICBM을 포함해 미사일 3발을 발사했다. OFAC은 "북한은 올해만 ICBM 6발을 포함해 탄도미사일 23발을 시험 발사했다"면서 "모두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이 안보리에서 대북 결의안이 불발되자 즉각 추가 독자 제재를 가한 것은 대화와 관여보다는 대북 제재를 통합 압박에 무게를 두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에드가드 케이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동아시아 수석 국장은 지난 26일 워싱턴 싱크탱크 우드로윌슨센터가 주최한 포럼 기조연설에서 한·미가 대북 정책과 관련해 "도구들의 조합을 바꾸려 한다"면서 대북 제재와 압박 강도를 높여나갈 수 있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