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27일 아르헨티나에서 남미 첫 원숭이두창 환자가 나온 데 이어 28일엔 멕시코에서도 양성자가 나왔다.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27일 기준 22개국에서 403명의 환자가 확인됐다. 지난 6일 영국서 첫 감염자가 보고된 이후 채 한 달이 지나지 않아서다.
국내에선 29일까지 확인된 사례는 없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유행지역에서 밀접 접촉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원숭이두창에 걸릴 우려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잠복기가 최대 21일로 긴 편이라 공항 등의 검역에서 발견되기보다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다 발열, 발진 등 의심 증상이 생겨 확인되는 사례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코로나19처럼 공기 전파가 아닌 만큼 대규모 집단 유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다만 50대 이하는 대부분이 면역력이 없을 것으로 보여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숭이두창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천연두 백신 접종은 1979년까지만 시행됐다. 권근용 질병청 예방접종관리과장은 “1979년까지 일반인에 접종이 이뤄졌고, 1983년 정기 예방접종 항목에서도 아예 빠졌다”며 “1979년생(현재 43세) 이후로는 백신 접종이 없었다고 봐도 될 것이고, 자연 감염됐을 가능성도 희박하다”고 했다.
원숭이두창 원인 바이러스는 천연두를 유발하는 바이러스와 항원성 등이 상당 부분 겹친다. 이 때문에 천연두 백신을 맞으면 85% 정도 예방 효과를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접종 효과가 얼마나 지속하는 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다. 김우주 교수는 “천연두가 디옥시리보핵산(DNA) 바이러스라 돌연변이가 나올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적고, 인수공통감염병도 아니라 1980년에 근절이 가능했다”라며 “비교적 안정적인 바이러스라 세 차례 접종했다면 거의 평생 면역 수준에 가깝도록 오랜 시간 보호 효과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천연두 백신은 끝이 두 갈래로 갈라진 특수 바늘을 사용해 여러 번 찌르는 방식으로 접종한다. 흔히 ‘불주사’라 불리는 BCG(결핵예방백신)와 혼동하기도 한다. 중단된 천연두 백신 접종과 달리, BCG는 현재도 생후 4주 미만 신생아에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김우주 교수는 “미국, 영국 등에선 확진자의 밀접 접촉자에 4일 이내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며 “국내서도 전 국민에 접종할 이유는 없지만, 노출 후 예방 목적의 접종이 필요할 테니 개량된 백신(진네오스)을 미리 확보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