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서울 시내 주유소에서 한 시민이 주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5/31/232631c7-06a0-4361-8aa8-598436c3c7fa.jpg)
지난 29일 서울 시내 주유소에서 한 시민이 주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름값 상승세가 거침없다. 지난 24일 경유 가격이 휘발유보다 먼저 L당 2000원대에 진입한 데 이어 지난 주말에는 휘발유 가격이 경유에 앞서 L당 2010원대에 올라섰다. 하반기 유가 전망조차 엇갈리는 상황이라 당분간 기름값 걱정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치솟는 기름값…휘발유 2010원대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통상적으로는 국제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보다 높지만 국내에서는 화물·택배 운송 등 경유차의 용도를 감안해 휘발유에 유류세를 더 높게 부과하는 방식으로 경유 가격을 더 저렴하게 유지해 왔다. 최근 유류세를 인하하자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보다 비싸지는 경우가 발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국제 휘발유 가격이 경유 가격과 비슷해지는 등 유가 상승세가 계속되다 보니 휘발윳값이 다시 경윳값보다 높아졌다.
코로나19 사태 초반이던 지난 2020년 5월 L당 1200원대까지 떨어졌던 휘발유 가격은 올해 들어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이달부터 유류세 인하 폭을 기존 20%에서 30%로 확대하는 등 기름값 안정 조치에 나서고 있지만 ‘약발’은 잠시뿐이었다. 휘발유·경유 가격은 유류세 인하 직후인 이달 첫 주만 하락했고 이후 3주 연속 가격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국제유가, 배럴당 120달러선 넘봐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코로나19 방역조치 완화로 석유제품 수요가 늘고 러시아 제재에 따른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내달 미국의 휴가철인 ‘드라이빙 시즌’이 시작되면 휘발유 가격 상승세가 특히 두드러질 전망이다. 국내 휘발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 거래소의 국제 휘발유(92RON) 가격은 지난달 말 배럴당 120달러대에서 이달 20일 148.9달러로 20달러 넘게 오르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이날까지 열리는 정상회담을 통해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등 추가 제재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하지만 러시아 등이 포함된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내달 2일 회의에서 원유 증산 속도를 높여달라는 주요 국가들의 요구를 거절하고 기존 증산 계획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하반기 완만히 하락” vs “상승세 계속”
홍지상 무역협회 연구위원은 “글로벌 전망 기관들이 중국 봉쇄 영향 등을 고려해 하반기부터 완만한 유가 하락세를 점치고 있다”며 “내달부터는 사우디산 원유가 좀 더 좋은 공시 판매가격(OSP)으로 도입될 예정이며 하반기 원유 수급 상황이 개선되는 대로 무역수지도 빠르게 안정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유가 상승세가 지속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홍성욱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주요국의 통화 긴축 등 유가 하락 요인에도 불구하고 원유 수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지정학적 리스크와 구조적 공급 부족이 해소되지 않다 보니 하반기 국제유가가 상반기보다 더 상승해 100달러대 중반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JP모건은 올해 국제유가가 배럴당 185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러시아의 석유 수출이 차단되면 500만 배럴 이상의 공급이 감소해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