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부양' 달라진 中…상해 증시 10% 반등 중학개미 방긋

‘방역’에서 ‘부양’으로. 도시 봉쇄 등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던 중국이 달라졌다. 중국 정부가 상하이에 이어 베이징의 방역 기준을 크게 완화하는 등 하반기 경제 회복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달라진 분위기에 가장 빠르게 반응한 곳은 중국 증시다. 저점 매수에 나섰던 '중학 개미'의 기대감도 부풀고 있다.   

상해 증시 10% 올라, 중국 ETF 대거 상위권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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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상하이 종합지수는 0.17% 오른 3241.76에 장을 마쳤다. 최근 10거래일 동안 하루 빼고 오르며, 한 달 사이 8% 올랐다. 과창판 지수와 항셍지수도 한 달간 각각 18%, 10%씩 올랐다. 지난달 마이너스였던 중국 상장지수펀드(ETF)도 최근 월간 수익률 상위권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 1위를 한 KODEX 차이나2차전지MSCI(25%) 등 상위 10개 중 6개가 중국에 투자한 ETF다.

상반기 국내 투자자들은 하락세에도 중국 증시에 대거 배팅했다. 연초 이후 중국 펀드 설정액은 1조 7125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일본(-51억 원)이나 유럽(-276억 원) 주식형 펀드에서 돈이 빠져나간 것과 대비된다. 이처럼 ‘저점 매수’에 나섰던 중학개미들이 하반기 수확을 거둘 수 있다는 게 애널리스트의 공통된 의견이다.  

 

상하이 이어 베이징도 방역 완화  

중국 증시의 반전은 중국 정부의 달라진 분위기 덕이다. ‘방역’에서 ‘부양’으로 무게추가 움직이는 모습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1일 상하이의 봉쇄를 해제했다. 지난 3월 28일 봉쇄를 시작한 뒤 65일 만이다. 지난 6일에는 베이징도 일부 구를 제외하고는 식당 영업을 허용하는 등 순차적으로 봉쇄를 완화하고 있다. 오는 13일부터는 학교도 정상 등교로 바뀐다.


봉쇄 조치 해제에 맞춰 경기 부양 정책도 쏟아지고 있다. 상하이시는 봉쇄를 풀면서 전기차 구매 시 1만위안(한화 약 200만원)의 보조금 지급 정책을 발표했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경기 진작을 위해 베이징은 45개의 부양 조치를 발표했다”며 “향후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정책 발표가 잇따르며 소비 부양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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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부유(共同富裕·같이 잘 살자)' 구호 아래 플랫폼 기업에 가했던 규제도 느슨해지는 모습이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조만간 차량 공유업체 디디추싱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고 신규 가입자 모집 금지 등 규제 조치도 풀 것으로 알려졌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여름 시즌(6~8월) 중국 증시의 이슈는 부양 정책과 경기 정상화"라며 “특히 시장은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최근 리커창(李克强) 국무원 총리가 전면에 나서는 것도 중국 증시와 경기에 청신호란 해석이 나온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리커창이 전면에 부각되는 것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의 정치적 갈등이 아니라, 경제를 전면으로 내세워 선전하겠다는 의도라는 시각이 중국 내부에서 우세하다“고 말했다. 

최설화 연구원도 ”거시경제를 총괄하는 리 총리가 전면에 나서는 건 하반기에는 제로코로나 대신 경기부양에 집중하겠다는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조 바이든 정부가 중국에 대한 관세 인하를 추진하고 있고, 최근 위안화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금리 추가 인하에 나설 수 있는 점도 중국 증시에 남은 호재로 꼽았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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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자 반등은 어려워 “N자” 혹은 ‘U자’   

물론 위험 요인도 있다.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떨어진 중국 경제의 기초체력이다. 중국 정부는 올해 성장률 5%대를 자신하지만, 외부의 시각은 다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4.4%, 모건스탠리는 3.2%를 예상했다. 전종규 연구원은 "중국 경제의 기초체력이 약해지는 건 주가 상승의 제한 요인“이라며 ”코로나19 재확산도 연말까지 중국 경제의 위험요소“라고 말했다.  

봉쇄의 직격탄을 맞았을 중국 기업의 2분기 실적도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홍록기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경우 공급자 물가는 높은데 수요자 물가는 낮은 현상이 오랫동안 지속하면서 기업들이 마진 압박을 받아왔다"며 증시에 악재로 꼽았다. 

이런 상황 속 중국 증시의 ‘V자’형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김경환 연구원은 “우한 봉쇄가 끝났을 때는 중국 증시가 V자 상승했지만, 그때와 달리 제로 코로나를 유지한 채 부양 정책이 진행될 것”이라며 “완만한 상승세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종규 연구원도 “코로나19의 위험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려운 만큼 U자형 회복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반면 아직 바닥이 한 번 더 남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오는 7~8월에 한 번 더 저점을 찍고 반등하는 'N자'를 그릴 것이란 예측이다. 최설화 연구원은 "7~8월에 나올 중국 2분기 기업 실적이 좋지 않을 것"이라며 "이때 바닥을 찍은 뒤 다시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