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 연합뉴스
김동연 “인수위 안에 북도 설치 특별위 만들 것”
경기북도 설치는 김 당선인의 공약 중 하나다. “경기북도를 제주·세종 같은 특별자치도로 조성해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하겠다”는 구상이다. 김 당선인은 “경기도를 단순하게 남북으로 쪼개는 ‘분도’가 아닌, ‘경기북도 설치’라고 표현해달라”고 했다. 그는 “북부지역에 대한 차별이나 규제로 인한 피해 보상 차원이 아닌, 어떻게 하면 경기 북부를 대한민국 성장의 심장으로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게 핵심”이라며 “인수위는 물론 취임 후에도 전담 TF팀을 만들어 추진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15일 경기도청 북부청사 앞 경기평화광장에서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가 '경기북부 특별자치도 설치'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김동연 캠프 제공
전임 지사들은 ‘부정적’, 경기 북부 주민들은 ‘찬성’
진전은 없었다. 역대 경기지사들은 모두 반대했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맞붙은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남경필 새누리당 후보는 “재정자립도가 낮은 경기 북부를 무작정 분리하기보단 개발시킬 방안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기 북부에선 지역 주민들을 중심으로 ‘경기북도 설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경기 북부 시민단체와 주민들은 김 당선인이 후보 시절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신설 공약’을 발표하자 “낙후되고 소외된 경기북부 발전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지지 성명을 냈다.
지난 4월 경기지역 지방지 중부일보가 여론조사기관 데일리 리서치에 의뢰해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0.7%가 경기북도 설치에 찬성했다. 반대는 29.5%였다. 고양·김포·파주·의정부·양주·포천·동두천·연천 등 경기 북부지역에선 찬성 의견이 50.6%였다. 김 당선인이 임기 내 추진을 약속하면서 벌써부터 차기 경기북도지사 후보군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국민의힘과의 ‘협치’로 발판…공론화 필요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왼쪽)이 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국민의힘 경기도당을 방문해 김성원 국민의힘 경기도당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당선인은 ‘협치’를 앞세워 국민의힘에 손을 내밀고 있다. 인수위에 국민의힘이 추천한 인사를 포함하고, 인수위 안에 다른 당 후보들의 공약을 검토해 수용 여부를 결정하는 ‘협치공약추진특별위’를 설치한다. 김 당선인은 “김성원 국민의힘 경기도당 위원장과 우리 당 김철민 의원 모두 북도 설치 법안을 낸 상태라 통합심의가 추진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며 “경기도의회와 경기도에서 취해야 할 절차도 잘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군사·수도권 규제 등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하게 경기북도 신설을 추진하면 재정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거다. 2022년 기준 경기지역 재정자립도 하위 지자체 10곳 중 6곳이 경기 북부 소속이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 정가의 한 인사는 “북부와 달리 경기 남부 주민들은 경기북도 신설에 관심이 없거나, 반대하는 의견이 많다”며 “충분한 공론화 작업 등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