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업장 내뿜는 대기오염물질, 4년 만에 절반으로 줄었다

인천의 한 화력발전소 굴뚝에서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의 한 화력발전소 굴뚝에서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대형사업장에서 내뿜는 대기오염물질이 1년간 약 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으로 범위를 넓히면 절반 가까이 감소한 수치다. 시설 개선, 노후 발전소 중단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환경부는 9일 굴뚝 자동측정기기(TMS)가 부착된 전국 대형사업장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조사한 결과를 공개했다. 지난해에만 이들 사업장 826곳에서 19만1678t을 배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0년과 비교하면 6.5%(1만3413t) 감소한 것이다. 이에 따라 2017년 36만1459t이던 오염물질 배출은 4년 만에 53% 수준으로 떨어졌다.

 
TMS는 대형사업장(1~3종) 중 시설 용량이 일정 규모 이상인 곳에 설치하는 대기오염물질 24시간 자동측정 시스템으로, 그 결과는 별도 홈페이지(cleansys.or.kr)에서 30분 단위로 공개한다. 배출 기준을 어길 경우 행정처분과 함께 초과배출부과금 등이 매겨진다.

그래픽=전유진 yuki@joongang.co.kr

그래픽=전유진 yuki@joongang.co.kr

특히 2017년엔 TMS 부착 사업장이 635곳이었는데, 작년은 그보다 200곳 가까이 늘었다. 사업장별 평균 배출량으로 따지면 감소폭이 더 커지는 셈이다. 지난 2~3월 환경부가 21개 대형사업장에 물었더니 ▶배출시설 가동율 감소, 석탄 발전 상한제 ▶배출허용기준 강화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답한 곳이 많았다.

장성현 환경부 대기관리과장은 "오염 저감 정책과 업계의 자발적 노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해마다 꾸준히 배출량이 줄어들고 있다. 특히 오염 방지 시설 개선, 노후 석탄발전소 폐지 등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라면서 "다만 작년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둔화된 건 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 사업장 가동률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업종별 배출량을 따져보면 발전업이 39%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시멘트제조업(26%), 제철ㆍ제강업(18%), 석유화학제품업(10%) 등이 뒤를 이었다. 전통적인 '굴뚝' 산업에서 나오는 오염물질 배출이 많다는 의미다.  

이 가운데 제철·제강업계의 저감 실적이 두드러졌다. 질소산화물을 줄여주는 ‘선택적 촉매 환원법’(SCR) 방지 시설을 새로 설치하고, 배출시설 가동률이 감소하는 등의 변화가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오염물질 배출량은 전년 대비 22% 급감했다. 또 보령·삼천포·호남 등 석탄발전소 3곳이 문을 닫고 미세먼지 관리를 위한 발전상한제가 이뤄진 발전업도 1년새 4% 줄었다.

그래픽=전유진 yuki@joongang.co.kr

그래픽=전유진 yuki@joongang.co.kr

배출량 상위 20개 사업장에서 나오는 오염물질도 꾸준히 줄고 있다. 제철소, 시멘트 공장, 발전소 중심인 이들의 지난해 배출량을 모두 합치면 12만5521t으로 전체의 65.5%를 차지했다. 2017년과 비교하면 52.9%, 전년 대비로는 11.5% 줄었다.

지역별로는 발전소, 제철·제강업체 등이 자리잡은 충남이 3만4200t으로 가장 많았다. 시멘트 제조업 영향을 받는 강원이 3만4066t으로 바로 다음이었다. 사업장 굴뚝서 내뿜은 오염물질 성분은 질소산화물이 71%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황산화물, 먼지, 일산화탄소 등이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