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한 달을 맞은 10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이 때문에 윤 대통령의 아침 출근길 도어스테핑을 두고 대통령실 직원들은 “용산시대의 상징, 윤석열 정부의 상징”이란 반응을 내놓는다. 기자들 역시 주요 현안에 대한 윤 대통령의 직접 입장을 들을 수 있어 좋다는 반응이 많다. 한 신문사 말진(막내) 기자는 “아침 발제(기사계획) 부담을 덜 수 있어 좋다”며 기뻐했다.
물론 대통령과 기자들이 ‘한 건물’에서 근무한다고 한들, 대통령의 결단이 없었다면 도어스테핑은 이뤄질 수 없는 일이다.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저는 대통령이 되고도 기자들과의 ‘백블(질의응답)’을 하겠다”(지난해 11월 11일 봉하마을 방문)고 약속한 적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강인선 대변인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이에 국민소통관실 실무진은 용산청사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할 때부터 ‘청와대이전TF’ 등과 상의하며 윤 대통령의 출근길 동선과 도어스테핑 장소, 기자실 배치 등을 설계했다. 최종 보고를 받은 윤 대통령은 “오케이, 한번 해보자”며 계획을 흔쾌히 승인했다고 한다.
도어스테핑이 시작된 이후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윤 대통령의 두 번째 도어스테핑이 있던 지난달 12일, 윤 대통령은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장관을 임명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뒤돌아서 “오늘은 일부만”이라고 밝힌 뒤 그대로 집무실로 올라갔다. 이날 윤 대통령의 반응을 본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이젠 (도어스테핑을) 안 하실 것 같다”며 “출근길엔 그냥 지나가시게 해주면 안 될까”라고 했다.
실제로 이날 이후 대통령실 내부에선 “매일 하다가 메시지 사고라도 나는 것 아니냐” “할 말이 없거나 침묵해야 할 땐 어떡하냐”라며 도어스테핑에 대한 반대 의견도 나왔다고 한다. 하지만 최영범 홍보수석이 나서 “대통령의 걸음걸이도, 표정도 모두 메시지”라며 반대 참모들을 모두 설득했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한 달을 맞은 10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도어스테핑에 임하는 윤 대통령의 자세도 적극적이다. 취임 직후 두세개의 질문에 원론적 답변만 하고 자리를 뜨던 윤 대통령은 9일엔 7개, 10일엔 8개 등 주요 현안 관련 질문에 적극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매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각본 없는 질의응답을 주고받는 건 대통령으로서도 굉장한 용기가 필요한 부분”이라며 “윤 대통령이 도어스테핑을 국민과 소통하는 좋은 채널로 인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