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물가를 잡기 위해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이번 주 14~15일(현지시간)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로이터=연합뉴스
주요국 중앙은행이 앞다퉈 금리 인상에 나서는 건 지구촌을 휩쓰는 거센 물가 오름세 때문이다. 지난 12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38개 회원국의 지난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9.2%를 기록해 1988년 9월(9.3%) 이후 3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5월 CPI는 1년 전보다 8.6% 상승하며 41년 만의 최고치였다.
올해 초 시작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곡물과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치솟은 데다,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부터 이어진 공급망 병목현상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전 세계 물가는 고공행진 중이다.
뛰는 물가에 '인플레 파이터'인 중앙은행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우선 Fed는 오는 14~15일(현지시간)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전망이다. 당초 ‘빅 스텝(0.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으로 여겨졌지만, 보폭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5월 CPI가 시장 예상을 웃돌며, 물가 '피크 아웃(정점 통과)'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진 탓에 Fed가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미 경제매체 CNBC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당초 Fed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것이란 예상은 많았지만, 5월 CPI 상승률이 예상보다 높아 더욱 강력한 긴축정책이 나올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ECB). 연합뉴스
영란은행(BOE)도 이번 주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12일(현지시간) “영란은행이 오는 16일(현지시간)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MP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연 1.25%로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영란은행이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금리 수준을 기록하게 된다.
유럽도 금리 인상 대열에 합류한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9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오는 7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ECB가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2011년이 마지막이다.
유럽의 인플레 압력이 예상보다 커지면 ECB의 긴축 강도도 더욱 세질 전망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중기적으로 인플레이션 전망이 유지되거나 나빠질 경우, 오는 9월 회의에서 더 큰 (기준금리) 인상 폭이 적절할 것”이라며 향후 ‘빅 스텝’ 가능성까지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