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한미정책국장. 그는 13일 미국의소리 방송에서 중국의 3불1한 요구가 한ㆍ미동맹을 북한 문제에 국한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뉴스1
스나이더 국장은 3불 1한 주장에 대해선 “한국 정부와 국방부, 언론이 한반도에 ‘3불’을 적용하려는 중국 시도를 철저하게 거부한 것은 매우 명백하고, 현 상황에서 (중국의) 그런 노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서도 “하지만 (한·미 동맹 강화와 관련) 기저에 있는 중국의 안보 우려는 여전하고, 앞으로도 대화의 주제가 될 것”이라고 봤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0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한국 정부가 사드 배치와 관련 '3불1한'을 선시(표명)했다고 주장했다. AFP=뉴스1
이 방송에 함께 출연한 윌리엄 브라운 메릴랜드대 교수는 “(중국의 3불1한 주장은) 가장 기이한 사례”라며 “미사일 방어는 분명히 한국에 필수적이고, 중국은 그들이 얻지 못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진 외교장관이 지난 9일 산둥성 칭다오에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양국 외교장관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왕이 위원은 독립자주와 선린우호, 개방성 등을 강조하는 '5개의 마땅함'을 한국 정부에 제시했다. 사진 외교부
중국의 평소 속내로 원칙적인 입장을 표명한 것처럼 보이지만, 한·미 동맹 대신 중국과 함께하자는 의도가 담겼다는 게 일반적인 해석이다. 개방과 다자주의, 선린 우호를 강조한 것은 한국이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및 칩4(한국·미국·일본·대만 반도체 공급망 협력체) 예비회의에 참석한 데 대한 우회 압박으로 풀이된다.
실제 중국이 제시한 5개 사항에 대해 스나이더 국장은 “한·미 동맹의 근간에 직접적인 충돌을 일으키는 조항들이 있다”며 “중국이 이런 조항으로 한·미 동맹을 폄훼하거나 약화하려 한다는 점은 꽤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가장 주목해야 할 내용은 중국과 한국의 관계가 ‘독립자주’를 견지해야 한다고 언급한 점과 공급망 문제와 관련해 개방이 필요하다는 사고”라며 “한·미 안보동맹이 나아갈 방향에 직접적 도전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