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재확산에 폭우까지 겹치면서 지방 축제가 타격을 입고 있다. 9월 3일 개최 예정이었던 평창 효석문화제는 올해 메밀 작황이 나빠 축제 취소를 결정했다. 사진은 지난해 메밀꽃이 만개한 평창 봉평면 풍경. 축제는 취소했지만 메밀꽃을 보러 오는 건 막지 않는다. 연합뉴스
평창군은 22일 효석문화제를 개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애초 계획은 추석 연휴를 낀 9월 3~12일에 축제를 열 예정이었으나 날짜가 임박한 상태에서 갑자기 취소 결정을 내린 거다. 전국적인 코로나 확산세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여름 폭우 피해가 심각했던 탓이다. 평창군 관계자는 "코로나 확산 우려도 있지만 축제의 주인공인 메밀꽃 작황이 안 좋아서 축제를 열지 않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3년만에 축제 개최를 야심 차게 준비했던 평창 봉평면 주민들은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이효석문학선양회' 전병설 회장은 "여름 폭우 탓에 축제 주 무대 쪽 메밀밭이 크게 타격을 입었다"면서도 "공연이나 체험 프로그램 같은 행사는 없지만 메밀밭은 감상할 수 있는 만큼 나들이 삼아 봉평을 찾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 회장은 "폭우 피해가 작은 메밀밭도 있다"며 "추석 연휴께 개화가 절정을 이룰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영암 왕인문화축제는 벚꽃 개화 절정기인 매해 4월에 진행했다. 올해는 가을로 축제를 미뤘다가 최근 코로나 확산세에 따라 아예 취소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사진 영암군
영암 왕인문화제는 원래 벚꽃 철에 개최한다. 올봄 오미크론 확산세가 심각했던 터라 영암군은 여느 지자체처럼 축제를 열지 않기로 했다. 대신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해 가을로 축제를 미뤘다. 예정대로였다면 10월께 축제를 열었어야 했지만 최근 코로나 재확산세에 따라 연기한 축제마저도 전면 취소하기로 했다. 봄에서 가을로 미뤘던 김해 가야문화축제도 22일 취소 결정을 내렸다. 영암군 관계자는 "여름 들어 코로나 확진자가 가파르게 늘어나는 추세를 보고 축제를 취소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며 "가을에 축제를 열면 벚꽃 철만큼 관광객이 올지 자신할 수 없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상 고운, 계속된 장마로 특산물을 내세운 축제도 영향을 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촬영한 충북 보은의 한 대추 농가. 올해는 이상 고온으로 대추 수확량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을 전망하고 있다. 중앙포토
효석문화제처럼 폭우 피해로 인해 특산물 축제 개최를 포기한 지역도 있다. 충북 보은군은 코로나 이상 고온으로 대추 작황이 저조하자 10월로 예정했던 대추축제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보은군은 대추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46% 감소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