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새벽 부·울·경 만조…태풍 겹쳐 ‘폭풍 해일’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태풍 힌남도가 한반도로 향하는 과정에서 부산·울산·경남 지역에는 5일 오후 5시 예보 기준으로 6일 오전 1시 시간당 29㎜의 많은 비가 내리겠다. 이후 오전 2시부터 오전 5시까지 많게는 시간당 26㎜ 적게는 5㎜의 비가 계속 내릴 전망이다.
문제는 태풍 영향으로 부·울·경 지역에 폭우가 쏟아질 무렵에 만조시간과 겹친다는 점이다. 통영은 만조 시간이 6일 오전 4시 51분, 마산은 오전 4시 54분, 부산은 오전 4시 31분으로 예정돼 있어 폭풍 해일로 인한 피해가 커질 수 있다. 기상청은 남해안에 폭풍 해일을 예상한 상황이다. 기상청은 “만조 시간대에는 해수면 높이가 더욱 높아져 해안가 저지대를 중심으로 침수 가능성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북상 중인 지난 4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 높은 파도가 일고 있다. 연합뉴스
태풍 ‘매미’ 재현 막는다…5.5m 해일 막는 차수벽 가동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북상 중인 5일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구항 방재언덕에서 기립식 차수벽이 가동되고 있다. 연합뉴스
주민 대피 조치도 선제적으로 내려졌다. 경남에서는 5일 낮 오전 12시 기준 고성, 함양, 창녕의 태풍 위험지역 주민 55명이 대피했다. 같은 시각 창원시는 저지대 또는 반지하에 살거나 산사태 위험지역 근처에 거주하는 주민 156명에게 대피 명령을 내렸다. 창원시는 이들에게 이날 오후 6시까지 인근 행정복지센터·경로당·마을회관·학교 등 지정 대피장소 54곳으로 대피하도록 했다.
부산 동구와 남구는 저지대 침수 우려 지역, 경사면·옹벽 등 붕괴 위험지역에 사는 145가구 198명에게 대피 명령을 내렸다.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 미포, 청사포, 구덕포 상가 99곳과 사하구 33가구 주민 33명에게도 대피를 권고했다.
비행길·다리도 끊겨…선박은 서해로 피항
부·울·경 다리 등도 통제된다. 부산시설공단은 제11호 태풍 ‘힌남노’ 북상과 관련 광안대교와 남항대교 등 시내 7개 해상교량을 평균 풍속이 초속 20m 이상이면 전면 통제한다고 5일 밝혔다. 부산과 거제를 잇는 거가대교와 창원시 귀산동과 가포동을 연결한 마창대교도 초속 20m 이상일 때 통행이 금지될 예정이다.
이밖에 6일 0시부터는 노량대교(남해∼하동), 신거제대교(거제∼통영), 동진교(창원∼고성), 창선대교(남해∼사천), 창선교(남해) 등 5곳의 통행이 추가로 제한된다.

5일 오전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 계류 중인 선박들이 태풍 힌남도 상륙에 대비, 로프로 강하게 결박돼 있다. 사진 대우조선해양
울산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 등 석유화학업체는 지난 1일부터 원유선과 제품 운반선 등 입항을 금지했다. 해외에서 선박이 울산으로 오는 중에 태풍과 맞닥뜨리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은 태풍이 오기 전 수출 선적 부두와 저지대에 있는 생산차 등 5000여 대를 안전지대로 옮겼다.
지자체 ‘바짝 긴장’…박형준 시장 ‘엑스포 파리행’ 취소
이날 오전 윤희근 경찰청장은 부산·울산·경남을 포함 제주·전남 등 5개 지역에 ‘을호’ 비상 근무를 발령했다. 나머지 지역에는 ‘병호’ 비상근무를 한다. ‘을호’ 비상이 발령되면 직원 연가를 중지하고 가용경력 50%까지 동원할 수 있다. 이보다 1단계 낮은 ‘병호’ 비상 근무 시에는 부득이 한 경우 제외한 연가를 억제하고 가용경력의 30%까지 동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