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고위급 "尹정부 대북정책 지지"…6년만에 한일 국방차관 회담도

일본의 고위 국방 관료가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을 지지한다”며 “한ㆍ일 간 미해결 사안을 건설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7일 서울에서 국방부 주최로 열린 국제 안보 컨퍼런스 ‘2022 서울안보대화(SDD)’에서 나왔다.  

오카 마사미 일본 방위성 방위심의관이 7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2 서울 안보대화' 본회의에서 사회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카 심의관 왼쪽은 신범철 국방부 차관. 연합뉴스

오카 마사미 일본 방위성 방위심의관이 7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2 서울 안보대화' 본회의에서 사회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카 심의관 왼쪽은 신범철 국방부 차관. 연합뉴스

오카 마사미(岡眞臣) 일본 방위성 방위심의관(차관급)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전략적 국제공조 및 접근방향’을 주제로 열린 이날 첫 회의에 참석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장의 사회로 신범철 국방부 차관과 오카 심의관, 앨리슨 후커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선임부보좌관, 위르겐 엘레 유럽연합(EU) 공동안보국장 선임보좌관, 에이리니 레모스 미니이티 나토(NATOㆍ북대서양조약기구) 군축비확산센터 부센터장 등이 토론했다.  

서방권 외교안보 고위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북한 비핵화 대응책을 논의한 셈이다.

이 자리에서 오카 심의관은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을 지지한다”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와 부합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ㆍ한ㆍ미 삼각공조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이를 통해 효과적으로 북한의 위협에 대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문재인 정부 시절인 지난 2018년 12월에 발생한 일본 해상자위대 초계기 레이더 조사(照射) 논란과 관련한 질문에는 “양국 간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있고 국방 관련된 부분에서도 여전히 남은 사안이 있다”며 “이런 사안을 건설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고, 긴밀한 협력이 이뤄지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회담서도 "초계기 사안 논의"  

윤 정부 들어 갈등보다는 협력을 강조하는 일본 정부 측 기조를 재차 밝힌 셈이다. 오카 심의관은 이날 오후 비공개로 열린 한ㆍ일 국방차관 회담에서도 양국 간 국방 협력 정상화를 강조하면서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양국 국방차관 회담은 지난 2016년 9월 이후 6년 만이다. 초계기 사건이 불거지면서 양국 차관급 회담은 사실상 중단됐다.     

지난 2018년 12월 20일 조난 선박 구조작전 중인 광개토대왕함 상공에 저고도로 진입한 일본 초계기의 모습(노란 원). 당시 국방부가 사건 보름만인 2019년 1월 4일에 공개한 영상이다. 연합뉴스

지난 2018년 12월 20일 조난 선박 구조작전 중인 광개토대왕함 상공에 저고도로 진입한 일본 초계기의 모습(노란 원). 당시 국방부가 사건 보름만인 2019년 1월 4일에 공개한 영상이다. 연합뉴스

신 차관은 회담 직후 기자들에게 “양측이 초계기 사건과 관련해 양국 국방 당국 간 협력·발전을 위해 (사안을) 해결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했고, 이 문제를 실무 레벨에서 추가로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오는 11월 열리는 일본 해상자위대 주최 국제관함식 참석 문제에 대해선 “일본 측은 우리 해군의 참석을 희망한다는 일반론적 언급이 있었고, 우리 측은 현재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만 말했다. 신 차관에 따르면 이날 회담에선 한ㆍ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정상화와 관련해선 따로 논의하지 않았다.  

"북, 어떤 핵실험할지 몰라" 

한편 이번 회의 참석자들은 북한의 7차 핵실험을 심각한 위협으로 인식했다. 신 차관은 이날 “북한이 추가 핵실험 준비는 거의 다 돼 있지만, 어떤 의도를 갖고 할지는 명확하지 않다”며 “한 차례 아주 강력한 메가톤급 실험을 하거나 여러 차례 연속적으로 전술적 핵실험을 할 수도 있다. 아마 핵 능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방법을 선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범철 국방부 차관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2 서울안보대화' 본회의에서 발언하는 오카 마사미 일본 방위성 방위심의관을 바라보고 있다. 뉴스1

신범철 국방부 차관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2 서울안보대화' 본회의에서 발언하는 오카 마사미 일본 방위성 방위심의관을 바라보고 있다. 뉴스1

그러면서 “김정은 정권에 핵 보유의 이익보다 핵 보유의 비용과 부담이 훨씬 더 크다는 점을 인식시키는 게 가장 중요한 비핵화 해법”이라며 “국제사회가 한목소리로 이런 전략적 위협을 놔두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후커 전 선임부보좌관은 “북한이 20개 정도의 핵탄두를 준비 중이고, 50개 이상의 핵탄두를 만들 수 있는 핵물질을 확보하고 있다”며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글로벌 경제가 휘청이는 상황에서 북한은 핵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북한을 20년간 상대한 경험에 비춰볼 때 (북한 비핵화를) 절대 포기하면 안 된다”며 “글로벌 차원의 압박이 있었을 때 가장 성공을 거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