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7일 중국 권력 서열 3위인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리 위원장은 이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했다. 그는 2020년 코로나19 발생 이후 상무위원급으로 이뤄진 첫 해외 순방 목적지로 러시아를 택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월 4일 정상회담 했을 당시의 모습. AP=연합뉴스
중·러 밀착 행보..."구체적 의제 담아 회담"
두 정상은 푸틴 대통령이 지난 2월 4일 베이징 겨울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했을 당시 정상회담을 한 바 있다. 이번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첫 대면 만남이 된다.
CNN에 따르면 이날 안드레이 데니소프 주중 러시아 대사도 언론에 "다음 주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리는 SCO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별도의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양국이 구체적인 의제를 담은 진지하고, 본격적인 회담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NYT는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중국을 떠나지 않은 시 주석과 푸틴의 대면 회담은 서방 주도의 세계 질서에 반대하는 중·러 동맹에 상징성을 더 부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중국의 권력 서열 3위인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중국행 가스관도 "진전"..."中, 러에 공급국이자 구매국"
푸틴 대통령은 질의응답 시간에 "모스크바와 베이징이 새로운 파이프라인의 주요 사안에 관해 합의했다"며 "우즈베키스탄에서 시 주석과 파이프라인이 통과할 몽골의 대통령과 별도의 회담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중국 친구들과의 협상은 어렵지만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이며 시장은 거대하다"고 말했다.

7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한 푸틴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앞서 지난 6일 러시아와 중국은 가스 대금을 미국 달러 대신 양국의 루블화와 위안화로 대체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중국은 미국과 유럽 기업들이 철수한 러시아에서 자동차부터 스마트폰까지 모든 것의 '공급국'이자 더 이상 서구에서 수요가 없는 러시아 에너지의 '구매국'으로서 러시아가 절실히 필요한 경제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시진핑, 3연임 확정 앞두고 해외 순방 나서나
그가 3연임을 확정 지을 중국공산당 제20차 당 대회(오는 10월)를 불과 몇 주 앞두고 해외 순방에 나선 데 대해 싱가포르국립대의 알프레드 우 교수는 "지도자로서 자신감과 힘의 과시로 해석될 수 있다. 세 번째 임기의 인사 배치까지 대부분 결정이 내려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다만, 중국 정부는 시 주석이 SCO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할지 여부를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