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4호 태풍 '난마돌'이 북상하는 가운데 지난 18일 오후 일본 미야자키현 미야자키시에서 우산을 든 사람이 강한 비바람을 맞으며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일본 NHK에 따르면 전날 가고시마(鹿児島)현으로 상륙한 난마돌은 기록적인 강풍(최고 초속 50.9m)을 동반하며 곳곳에서 피해를 낳았다. 건설현장 크레인이 엿가락처럼 휘기도 했다. 이날 오전 7시 기준 가고시마를 포함한 규슈(九州) 전역에서만 약 30만호가 정전됐고, 휴대전화 통신이 일부 두절되는 가운데 총 40여 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경험한적 없는 태풍, 일 열도에 비 쏟아부었다
시속 15㎞로 북북동 방향으로 느리게 북상하고 있는 난마돌은 가고시마 외에서도 최고 초속 40.3m에 달하는 강풍을 동반했다. 일본 언론들은 달리던 트럭을 넘어뜨릴 수 있는 수준이라며 강풍 피해 대비를 당부하기도 했다. 일본 기상청은 19일에도 난마돌의 강한 바람이 규슈 북부지역에서 최고 초속 50m에 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강풍과 폭우로 선박과 신칸센 운행도 연기되거나 중지됐다.
역대급 태풍에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 참석을 위한 출발 일정도 하루 늦췄다. 지지통신은 태풍 피해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기시다 총리가 19일 출발을 오는 20일로 변경했다고 전했다.
'난마돌' 수퍼태풍서 보이는 이중 구름벽 나타나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기상학 연구 전문인 류큐대 야마다 히로유키 교수 연구를 인용해 이번 난마돌에서 대형 태풍에서 보이는 특징이 그대로 관측됐다고 전했다. 수퍼 태풍이 발생하는 경우, 태풍의 눈 주변에 두껍게 구름벽(壁雲)이 생기는데, 이를 ‘눈의 벽(eyewall)’로 부른다. 태풍 세력이 강해지면 태풍의 눈 주변에 생긴 구름벽 외에도 또 한층의 벽운이 생길 수 있는데, 난마돌에서도 태풍의 눈을 둘러싼 원통형의 구름벽이 이중으로 발생하는 현상이 관측됐다.
야마다 교수는 이런 다중벽운(多重壁雲)은 최고 초속 44m 이상에서 많이 나타나는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기상청 관측 기록을 분석한 야마다 교수는 지난 17일 오전 3시경 눈의 벽이 발생해 18일 저녁에 이중 구조가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야마다 교수는 “이중으로 눈의 벽이 존재한다는 것은 태풍 세력이 매우 강하다는 증거로 강한 비바람의 범위도 넒어진다”고 경계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