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방송 필요한지 의문"…서울시의회의장 출연금 88억 삭감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이 14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TBS(교통방송) 예산지원과 관련한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의회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이 14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TBS(교통방송) 예산지원과 관련한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의회

“내년 TBS(교통방송) 출연금은 올해보다 (최소) 88억 원 이상 삭감될 것이다.”

김현기(67·사진) 서울시의회 의장은 지난 14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내비게이션 등 공간정보 기술발달로 기능이 다 한) ‘교통’방송을 계속 운영해야 하는지를 놓고 본질적인 의문이 든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11월 예산심의 과정 관건

이와 관련, 서울시는 232억 원 규모의 내년도 ‘TBS 출연 동의안’을 지난달 시의회에 제출했다. 이는 올해 출연금 320억 원보다 88억 정도 감소한 금액이다. 시의회 다수당인 국민의힘은 정치 편향성 논란이 일고 있는 TBS 예산지원에 부정적이다. 이와 관련, 김 의장은 “갑자기 예산을 너무 많이 줄이면 교통방송 기본적인 조직운영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충분한 심의과정을 거쳐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지난 14일 개원한 시의회 임시회 기간엔 ‘TBS 지원 조례’를 폐지하는 조례안도 다뤄질 예정이다. 그는 “(32년 전 설립한 TBS는) 민간 (시대가 바뀐 만큼) 민영방송으로 전환해 독자 생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 사진 서울시의회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 사진 서울시의회

OO방송으로 기능 전환, 대안은? 

김 의장은 “TBS 폐지 조례안은 연내 처리가 목표다”라며 “TBS 독립에 준비 기간이 부족하다면, 조례 시행 유예기간을 현재 1년에서 2년까지 늘릴 수 있다고 했다. 김 의장은 “(교통을 떼고 어떤 기능으로 전환하면 좋을지) 대안까지는 검토하지 않았지만, 토론·공청회 과정서 대안이 제시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 의장은 서울지역 학생 학력 저하 문제도 걱정했다. 그는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의원들과 함께 ‘서울교육 학력향상’ 특위를 설치하기로 했다. 김 의장은 “그간 기초학력 저하 문제나 이념 편향교육 등이 불거져도 좀처럼 개선되지 않았다”라며 “서울 교육현장을 면밀히 들여다볼 것”이라고 했다. 

'세월호 기억공간' 사용 기간 끝나…"자진 철거 통보는 당연" 

김 의장은 부지 사용 기간 만료로 최근 철거요구 논란이 빚어진 시의회 앞 ‘세월호 기억공간’에 대해선 “사용 기간이 끝나 자진 철거하도록 통보한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통보하지 않았다면 의회 사무처가 직무를 소홀히 한 것"이라고 말했다. 시 의회 땅에 설치된 세월호 기억 공간은 지난 6월 30일로 사용 허용 기간이 끝났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등은 시 의회 통보를 받고도 기억 공간을 아직 철거하지 않고 있다.  

 
김 의장은 또 “과도한 예산지출 근거가 된 조례를 개정 또는 폐지하겠다”고 했다. 그는 시민단체 등 200여곳이 입주한 서울혁신파크 지원 조례를 대표 사례로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