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구미 도심을 달린 무선충전 전기버스들. 구미시
운행 멈춘 전기버스

구미의 한 버스 차고지에 설치된 무선충전 전기버스 충전시설. 구미시
이후 구미 도심에는 무선충전 전기버스 2대가 14㎞ 시내 구간을 왕복 운행했다. 일반 시내버스처럼 노선에 들어가 시민을 직접 실어날랐다.
미래형 친환경 교통수단을 선점한 구미는 2년여간 전기버스를 대중교통으로 활용했고 그 실적을 분석했다. 그랬더니 전기버스 한 대당(월 주행거리 5100㎞ 기준) 월평균 연료비는 326만원으로, 디젤 시내버스 526만원보다 200만원이, 천연가스 시내버스의 490만원보다 164만원이 저렴했다. 이산화탄소 배출도 없었다.

2016년 도입한 구미 전기버스 제원. 중앙포토
무선충전 전기버스는 스마트폰 무선충전을 하듯 충전 장치가 묻혀 있는 도로에 차가 멈춰 서면 무선으로 전기가 공급돼 배터리에 저장되는 방식이다.

무선충전기술이 적용된 경북 구미 전기버스의 모습. 2019년 부품을 구하지 못해 멈춰 선 상태를 본지가 촬영한 것이다. 중앙포토
2016년 승객 10여명을 태우고 구미역 일대를 지나던 전기버스에서 연기가 발생했다. 조사 결과 버스 지붕에 설치된 배터리 단자에 문제가 있었다. 작업자가 배터리를 점검한 뒤 단자를 제대로 꽂지 않아서 생긴 사고였다고 당시 구미시 측은 설명했다.
고장 난 부품을 구하지 못해 전기버스 한 대를 아예 방치한 사례도 있었다. 구미 시내버스 관계자는 "배터리 충전 부품 한 개가 고장 나서 버스를 세워뒀는데, 400만원을 주고 부품을 주문 제작해야 한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결국 구미시는 2020년 7월과 지난해 12월 두 번에 나눠 버스 운행을 접었다.

지역 모 대학에서 공부방으로 활용 중인 구미 무선충전 전기버스. 사진 A대학
구미시 관계자는 "전기버스 4대는 대학 기증으로 마무리했지만, 아직 구평동 등 도심 6곳에 있는 무선충전 시설은 그대로다. 내년에 별도 예산을 세워 철거 작업을 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무선충전 전기자동차 기술은 정부가 2009년 KAIST를 통해 처음 개발했다. 2019년 기준으로 각 부처를 통해 780억원가량의 예산을 기술개발에 쏟아부었다고 한다.
조근래 구미 경실련 사무국장은 "구미는 지방의 중소도시다. 실증이 끝난, 검증이 끝난 확실한 사업을 접목해야 세금과 행정력 낭비 같은 각종 문제가 나오지 않는다. 버스 요금을 인하하는 것과 같은 기본적인 대중교통 정책에 더 충실한 게 올바른 방향이라고 본다"고 의견을 전했다.

대전에 도입된 무선충전 전기버스. 사진은 지난해 8월 촬영본.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