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이비스컵에서 세계 13위 펠릭스 오제알리아심을 이기고 기뻐하는 권순우. EPA=연합뉴스
권순우는 24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코트에서 개막하는 남자프로테니스(ATP) 코리아오픈에 출전한다. 1987년부터 1996년까지 열린 KAL컵 코리아오픈 이후 26년 만에 국내에서 개최되는 ATP 투어 대회다. 이번 대회는 원래 중국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대회들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취소됐기 때문이다. 톱랭커들이 여럿 출전한다.
권순우는 최근 국가대항전인 데이비스컵에서 세계적인 강호를 상대로 탄탄한 실력을 선보였다. 그는 19일 2022 데이비스컵 파이널스(세계 16강) 조별리그 B조 3차전 2단식 주자로 나서서 세계 1위 카를로스 알카라스와 접전 끝에 0-2(4-6, 6-7〈1-7〉)로 아쉽게 졌다. 진땀승을 거둔 알카라스는 "(권순우는) 어려운 상대"라며 "서브도 강하고, 볼 스피드도 빠른 스타일이며 경기를 주도적으로 풀어가는 좋은 선수"라고 칭찬했다. 권순우는 지난 14일 캐나다와의 1차전에선 세계 13위의 캐나다 에이스 펠릭스 오제알리아심을 2-0(7-6〈7-5〉, 6-3)으로 꺾는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권순우가 세계 10위권 선수를 이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강호와 두 차례 맞대결은 권순우에게 큰 자산이 됐다. 그는 "오제알리아심을 이기면서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 또 세계 1위 알카라스와의 경기를 통해 좋은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권순우는 코리아오픈을 통해 올 시즌 메이저 대회 3회전 진출 실패의 아쉬움도 털어내겠다는 각오다. 최근 US오픈을 끝으로 올해 4대 메이저(호주오픈·프랑스오픈·윔블던·US오픈) 대회가 모두 끝났다. 권순우는 US오픈과 호주오픈에선 2회전,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에선 1회전에서 패했다. 올해 목표였던 개인 역대 메이저 최고 성적은 넘지 못했다. 권순우는 지난해 프랑스오픈 3회전(32강) 진출이 역대 최고 성적이다.
권순우는 또 이번 대회 복식에서 정현과 한 조로 출전한다. 2018년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단식 4강에 진출한 정현은 최근 허리 부상으로 2년 가까이 코트에 서지 못했다. 최근 대회 출전은 2020년 9월 프랑스오픈 예선이었다. 2018년 4월 세계 19위까지 올라 한국 선수 역대 최고 랭킹을 기록한 정현은 최근 2년간 경기를 뛰지 않아 랭킹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