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병훈 국회 농해수위 위원장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김경록 기자
국민의힘 간사인 이양수 의원도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대책안 발표 날짜를 확정함에 따라 국회가 좀 더 지켜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농해수위 관계자는 “발표 날짜를 정하지도 못하던 정부가 지난 15일 소위 이후, 발표 날짜를 30일로 제안했다가 다시 25일로 앞당기는 등 신속한 대응 마련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여야 합의에 따라 농해수위는 이날 양곡관리법을 상정하지 않고 소위와 전체회의를 진행했고, 여야 이견이 없는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안 등이 무난하게 통과됐다.
정부, ‘文 정부 안’ 이상 수준 제시…野도 연속 강행 부담
우선 정부가 날짜를 확정함과 동시에 구체적인 방향성을 야당에 전달한 점이 급제동의 원인으로 꼽힌다. 농해수위 소속 민주당 의원은 “최근 농림부 관계자가 직접 국회에 대안을 설명했다”며 “쌀값 안정을 위해 정부가 수확기 시장격리 물량 ‘37만톤+알파’를 매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오전 경남 함안군 가야읍 묘사리 한 논에서 농민이 농기계를 이용해 수확을 1개월여 앞둔 볏논을 갈아엎고 있다. 이날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 등 농민 100여명은 45년 만에 최대로 폭락한 쌀값에 대해 정부가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연합뉴스
이미 소위에서 단독처리를 단행한 야당이 상임위에서도 단독 처리에 나서는 것에 부담을 느꼈을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소위 통과를 ‘불법 날치기’로 규정하고, 당시 권성동 원내대표는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고까지 말했다. 실제 이날 비공개 소위에선 김승남 의원이 단독처리에 유감 표명을 했다고 한다.

김영록 전남도지사와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지난 15일 국회 소통관에서 경기, 강원, 충북, 충남, 전남, 경남 관계자들과 함께 '쌀값 안정 대책 촉구 전국 도지사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여전히 남은 野 단독처리 불씨…이재명 측 “처리 의지 확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6일 전북 김제시 농업인교육문화지원센터에서 가진 농민단체 대표들과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능한 강한 야당’을 표방하는 이재명 대표의 입장도 법안 처리 쪽에 기울어 있다고 한다. 이 대표의 측근은 “이 대표가 지난 16일 전북 농민 간담회를 다녀온 후 처리 의지가 확고해졌다”며 처리 강행에 무게를 뒀다. 실제 이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법안과 관련해 “국민이 실망하지 않도록 확실하게 처리해주시길 부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