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푸본현대생명·한화생명·흥국생명 등은 연 4%가 넘는 확정금리 저축보험을 출시했다. 만기 5년짜리 상품으로 보험료를 한 번에 납입하는 일시납 상품이다. 해당 상품 금리는 푸본현대생명 연 4%, 한화생명 4%, 흥국생명 4.2% 등이다. 올해 초만 해도 생명보험사들의 저축보험 상품의 금리는 연 1~2% 수준에 불과했다.

시장금리가 뛰며 생명보험사들도 연 4%대 금리를 제공하는 저축보험 판매를 시작했다. 셔터스톡
한화생명의 저축보험 상품의 경우 상품 가입 후 7개월이 지나야 납입한 원금을 회복할 수 있다. 만약 5000만원을 납입한 뒤 만기 5년을 채우면 5950만6917원(40세 여성 기준·세전)을 돌려받을 수 있다. 이자 외에 기한에 따른 유지보너스 등을 포함한 금액이다.
저축은행의 평균 예금금리(연 3.74%)를 적용해 5년 만기 정기예금을 들었을 때의 이자 수익(935만원)보다 15만원가량 많다. 다만 추가납입 시 사업비 등을 제하지 않는 경우도 많아 이자 수익이 더 올라갈 수 있다.
금리가 뛰며 이들 저축보험 상품에는 목돈이 몰리고 있다. 푸본현대생명은 지난달 29일 상품을 출시한 뒤 3영업일 만에 판매 한도인 5000억원을 모두 채웠다. 한화생명도 지난 13일 출시 후 7000억원이 넘는 상품을 판매했다. 지난 16일 상품을 내놓은 흥국생명도 20일까지 2500억원 어치를 판매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도 연 4.5%의 확정금리를 제공하는 저축보험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한 보험사에서 금리가 더 높은 새 상품을 내놓으면, 곧장 이전 상품의 판매가 급감하는 등 0.1%포인트 금리 차에도 뭉칫돈이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사의 저축보험 금리가 오르는 건 경쟁상대인 은행권의 정기예금 금리가 3%대로 훌쩍 뛰면서다. 시중은행 정기예금 중 금리가 가장 높은 우리은행의 WON플러스예금의 경우 1년 만기 상품의 금리가 연 3.59%이다. 우대금리를 모두 받을 경우 금리가 연 3.89%로 올라간다.
![한·미 기준금리 인상 전망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한국은행, 미국연방준비제도(Fed)]](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9/21/e2429034-90cf-444e-8184-27f8f6bf9dff.jpg)
한·미 기준금리 인상 전망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한국은행, 미국연방준비제도(Fed)]
당시 세법개정으로 2013년 2월부터 저축성 보험의 보험차익(수익)에도 세금을 물게 제도가 바뀌며 제도 변경 전인 2012년 저축성 보험 판매가 크게 늘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2년 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 중 생명보험사의 초회 보험료 수입은 30조7000억원으로 2011년(15조1000억원)보다 두 배 이상 급증했다.
보험사는 그동안 고금리 저축성보험으로 역마진에 시달렸다. 1990년 말~2000년대 초 연 5% 이상 고금리 금리확정형 보험을 팔았는데, 이후 저금리가 이어지며 보험금 지급을 위해 쌓아야 하는 돈이 보험료를 운용해 얻는 수익보다 커지며 이차(利差)역마진을 봐왔다. 지광운 군산대 법학과 교수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생명보험사의 이차역마진은 2조2000억원으로 추산된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납입한 보험료 대부분을 안정적인 국고채 등에 투자하고, 일부만 수익이 높은 자산에 투자할 경우 판매수수료 등을 제하고도 이차역마진 없이 수익을 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