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한ㆍ일 정상회담' 일정 '인스타' 올렸다 뒤늦게 삭제

유엔 총회 기간 한ㆍ일 정상회담 개최 여부를 둘러싸고 잡음이 계속되는 가운데 대통령실이 한ㆍ일 정상회담 일정을 20일(현지시간)로 못박은 인스타그램 게시글을 올렸다가 뒤늦게 삭제했다.

대통령실이 지난 18일 인스타그램에 올렸다가 지난 20일 이후 뒤늦게 삭제했던 게시물. 윤석열 대통령의 9월 20일 미국 순방 중 일정으로 한ㆍ일 정상회담이 명시돼 있다. 민주당 김영배 의원실 제공. 밑줄은 기자가 표시.

대통령실이 지난 18일 인스타그램에 올렸다가 지난 20일 이후 뒤늦게 삭제했던 게시물. 윤석열 대통령의 9월 20일 미국 순방 중 일정으로 한ㆍ일 정상회담이 명시돼 있다. 민주당 김영배 의원실 제공. 밑줄은 기자가 표시.

 
21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민주당 김영배 의원실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지난 18일 인스타그램에 올렸던 'UN 총회 기조 연설 및 영국ㆍ미국ㆍ캐나다 순방' 영상을 뒤늦게 지웠다. 해당 영상은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순방 중 일정으로 20일(현지시간) '한ㆍ일 정상회담'을 명시했다. 해당 영상은 최근 대통령실 인스타그램 게시물 중 거의 유일하게 사후 삭제된 상태다.

이는 한ㆍ일 정상회담 개최 여부를 둘러싼 논란과 양국 사이 기싸움이 확산되는 분위기를 반영한 조치로 보인다. 지난 15일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유엔 총회 기간 한ㆍ일 정상회담이 열린다"고 발표했고 이날 대통령실 관계자는 "양국이 흔쾌히 합의했다"는 설명까지 덧붙였다. 

그러나 일본 측은 곧바로 "합의한 바 없다"며 선을 그었다. 21일 아사히 신문은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한국이 정상회담을 일방적으로 발표한 데 대해 '그렇다면 반대로 만나지 않겠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외교가에선 "한ㆍ일 정상이 정식 회담이 아닌 약식 회담, 즉 '풀어사이드(Pull Aside)' 형태로 만나는 데 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실이 논란이 불거진 지 사흘 뒤에도 한ㆍ일 정상회담을 대통령 공식 일정으로 포함시킨 영상물을 올렸다가 국회 지적을 받고 뒤늦게 삭제한 셈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0일(현지시간) 한ㆍ일 정상회담 개최 여부에 대해 "공식적으로 더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대통령실이 지난 18일 인스타그램에 올렸다가 지난 20일 이후 뒤늦게 삭제했던 'UN 총회 기조 연설 및 영국ㆍ미국ㆍ캐나다 순방'이라는 제목의 게시물. 윤석열 대통령의 9월 20일 미국 순방 중 일정으로 한ㆍ일 정상회담이 명시돼 있었다. 지금은 해당 게시물을 찾아볼 수 없다. 민주당 김영배 의원실 제공.

대통령실이 지난 18일 인스타그램에 올렸다가 지난 20일 이후 뒤늦게 삭제했던 'UN 총회 기조 연설 및 영국ㆍ미국ㆍ캐나다 순방'이라는 제목의 게시물. 윤석열 대통령의 9월 20일 미국 순방 중 일정으로 한ㆍ일 정상회담이 명시돼 있었다. 지금은 해당 게시물을 찾아볼 수 없다. 민주당 김영배 의원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