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당역 살해 피의자 전주환. 연합뉴스
이 교수는 이날 오후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에서 "경찰이 범행동기를 '원망 때문에 죽였다'고 발표하더라"라며 "아마 수사관이 원망 때문에 죽였느냐 이렇게 물어봤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원망하고 앙심도 구분을 못 하느냐, 이건 앙심에 의해서 살해한 거고, 정말 의지를 가지고 합리적인 냉철한 판단으로 앙심을 품고 사람을 죽인 것"이라며 "결국은 피해자 탓이라는 얘기로 들려서 굉장히 부적절하다, 굉장히 유감이다"고 했다.
또 "문제는 그걸 피의자가 얘기해도 언론에 그런 식으로 브리핑하면 안 된다. 결국에는 (피해자가) 원망의 대상이 돼버리는 것"이라며 "지금 사회 문화적으로 스토킹에 대해 오인이 있다. 구애 행위의 연장선으로 계속 보는 분들이 있는데, 그러다 보니 그런 잘못된 관념을 더 촉진하는 식의 동기가 아니냐는 생각이 들어서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전주환이 '제가 정말 미친 짓을 했다'고 말한 데 대해선 "속 빈 강정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피해자한테 죄송해야 하는 상황인데 지금 (미친 짓이라고) 이야기하는 건 '유감이다, 이 사건 전체가 다 유감이다'로 이야기하는 느낌이라서 진정성이 없어 보였다"고 했다.
이어 "굉장히 치밀하고 이성적인 합리적 판단에 의한 계획 살인을 해놓고 이제 와서 '미친 짓 했다'는 얘기는 이해가 안 된다"며 "전주환의 태도나 언론을 대하는 태도나 노려보는 눈빛이나 이런 것이 죄책감을 느끼고 정말 회개하는 자의 모습인지 궁금증이 든다"고 했다.
이 교수는 '신당역 피해자가 여성가족부 지원을 받았으면 결과가 달라졌을 것'이라는 여가부 장관 발언과 관련해선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피해자를 열심히 보호하면 뭐하냐"면서 "피해자도 여자 화장실에서 비상벨까지 눌렀다. 마지막 순간까지 처참하게 저항했다. 그런데 경찰이 현장에 갈 때까지는 5분 이상이 걸렸다. 정말 죽일 의지를 가지고 치밀하게 준비한 스토커한테는 아무리 피해자를 보호한다 그래도보호가 안 된다"고 했다.
그는 "피해자에 대한 가장 안전한 보호는 가해자를 감시하고 가해자를 처벌하고 구속하는 것"이라며 " 여가부에만 맡겨놔서는 또 어리석은 희생이 나올 수도 모른다는 게 저의 전문가적 입장이고, 결국에는 법무부와 법원과 경찰이 움직이지 않으면 이건 막을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