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 같은 내용의 실외 마스크 착용 자율 전환방안을 발표했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26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고 자율적 실천을 권고한다”라며 “예방접종과 치료제, 병상 확보 등 전반적인 국민 면역 수준과 방역·의료대응 역량이 향상된 점을 고려했다”라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중대본 회의에서 “코로나19 재유행의 고비를 확연히 넘어서고 있다”라며 “정부는 방역 상황과 국민 불편 등을 감안해 위험성이 낮은 방역규제는 전문가 의견수렴을 거쳐 하나씩 해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오는 26일부터 50인 이상 야외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를 전면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23일 서울 도심 출근길 시민들 모습. 뉴스1
백경란 청장은 “해외 국가 대다수에서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없다”라며 “현재 실외 의무 장소인 공연이나 스포츠 경기 관람 특성상 고위험군인 60세 이상 연령층의 비중이 적은 점도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앞서 2020년 10월 13일 다중이용시설과 감염취약시설 중심으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해 미착용 시 1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2021년 4월 12일부터는 실내 전체와 사람 간 2m 이상 거리 유지가 어려운 실외로까지 적용이 확대됐다.
그러다 지난 5월 오미크론 유행세가 안정기에 접어든 데 따라 1차로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지만 당시 50인 이상 모이는 야외 집회나 공연장, 스포츠 경기장 등에는 의무를 남겨뒀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유행이 감소세로 전환하고, 해외에서도 의무를 속속 해제하는 분위기 등을 고려해 우리도 의무를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방역당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국가 중 자료가 취합된 19개국의 마스크 착용 의무를 조사한 결과 실외에서 마스크 착용을 강제하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프랑스와 미국, 네덜란드 등서는 실내 착용 의무도 사라졌다. 싱가포르와 뉴질랜드 등 고강도 방역을 해온 국가들도 최근 일부 실내를 제외하고 규제를 풀었다. 우리나라는 의무화 17개월(532일) 만에 가장 늦게 실외 마스크를 벗게 됐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 뉴시스
실내에서는 한동안 마스크 착용 의무가 유지된다.
백경란 청장은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회에서 다양한 의견이 논의되고 있다”라며 “겨울철 코로나19 재유행 전망이나 인플루엔자 유행 상황을 고려한 위험도 평가가 중요하고, 실내 착용을 완화할 때 동반돼야 할 대책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백 청장은 “자문위원회 등 지속적인 논의와 의견수렴을 거쳐 완화 기준이나 범위, 시기 등 조정 근거를 검토하고 조정 방향을 구체화해서 발표하겠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출구 전략 차원에서 입국 후 유전자증폭(PCR) 검사나 요양병원 대면 면회 금지, 확진자 격리 의무 등 나머지 방역 조치도 단계적으로 완화하는 걸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