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화의 가속화 및 산업 고도화로 한때 도시의 산업문명을 대표하던 수많은 공장지대가 유휴지로 방치되어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혔다. 이에, 최근 수년간 오래된 공장은 상업 공간으로 변모, MZ세대 사이에서 인기 명소로 부상하고 있다.

앞서 2019년 중국 국무원은 '유통 발전 가속화 및 상업 소비 촉진에 대한 의견'에서 다음과 같이 전했다. 전통 유통 기업의 혁신을 촉진하고 더는 운영이 어려운 기존 백화점, 대형 경기장, 오래된 공장을 상업 단지, 소비자 체험 센터, 피트니스, 레저·엔터테인먼트 센터와 같은 다기능·신소비 스폿으로 전환하라는 게 골자다.

현재 오래된 공장 개조는 예술·크리에이티브와 같은 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상업적 요소를 도입해 문화·비즈니스·관광 기능을 결합한 도시 혁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여겨진다.

이중, 도시별 눈여겨볼 만한 혁신 모델 30개를 중국 빅데이터 조사기관 공식위챗계정 잉샹윈즈쿠(赢商云智库)에서 선별했다. 30개 모델 중, 지금껏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을 추려보았다.

① 웨이핀퉁촹후이(唯品同創匯)


웨이핀퉁촹후이는 중국 하이주(海珠)생태센터에 터를 잡았다. 웨이핀퉁촹후이는 중국 온라인 쇼핑몰 웨이핀후이(唯品會)와 부동산 개발업체 퉁촹후이가 손잡고 조성한 인스타그램 명소 스타일 혁신 단지다. 2018년 완공된 웨이핀퉁촹후이는 8만㎡의㎡ 면적을 자랑한다.

단지 내 인테리어는 노란색, 흰색, 오렌지색 등 세 가지 색상 위주로 디자인되었다. ‘북유럽 미니멀 스타일’을 강조하는 이곳은 순백색 벽, 홍백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창틀, 노란색 건물 라인으로 이루어졌다. 여기에 강렬한 색상의 그라피티까지 더해져 신선하고 예술적인 면모로 중국 젊은 세대에 사랑받고 있다.

웨이핀퉁촹후이는 패션, 크리에이티브 사무 공간, 비즈니스 등이 한데 어우러진 새로운 형태의 체험 단지다. 이곳에는 디자인, 패션, 광고, 과학기술 등 여러 업종이 모여있다. 왕훙상점, 아이스티 맛집 cot둥닝차(cot凍檸茶), 커피 맛집 E.G.O 등 광저우 인기 브랜드가 웨이핀퉁촹후이에 입점했다.

② 시팡다위안 크리에이티브 파크(西坊大院文創園)
시팡다위안 크리에이티브 파크(이하, 시팡다위안)는 광저우시 싼탕(三堂)에 위치했다. 이곳의 전신은 판위(番禺)구 지방 국영 수산물 가공 공장이다. 이 공장은 당시 공업경제의 핵심 발원지 중 하나로, 오랜 역사를 지녔다.

시팡다위안은 문화·비즈니스·관광을 모두 더한 비즈니스 모델을 토대로 2019년부터 개조를 시작했다. 단 1년만에 60년 역사를 지닌 ‘붉은 공장’은 대중 공연, 민속체험, 궈차오 예술 전시, 왕훙경 등을 통합한 몰입형 라이프 공연예술관으로 탈바꿈했다.

2021년 11월, 시팡다위안은 다시 한 번 개조를 거쳐 서점, 문화 크리에이티브, 식음료 매장, 바 등을 유치해 ‘80년대 광저우 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레트로 문화를 도입했다. 이 덕분에 광저우 지역 MZ세대는 물론 외지 관광객까지 몰리는 대표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③ 주장 피아노 크리에이티브 드림 파크(珠江鋼琴創夢園)
이곳은 광저우 주장피아노그룹(珠江鋼琴集團)의 오래된 공장을 개조한 곳으로, 광저우 최초의 음악 테마 문화 크리에이티브 파크다. 단지 내에는 음악과 관련된 조형물로 가득하다. 또 공원 내 있는 각종 대형 음악 관련 시설물은 몰입형 체험이 가능한 것으로 일종의 블록버스터를 방불케 한다는 평가다.

음악·영화·TV 콘텐츠 위주로 꾸며진 공원은 관련 산업 육성, 공연 예술 전시, 상업 시설 유치, 문화 회랑 등 기능을 품고 있다. 최근 SNS 등을 통해 주장 피아노 크리에이티브 드림 파크의 인기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평일 오전부터 이곳은 산책 나온 지역 주민이나 인증샷을 남기러 온 관광객으로 가득하다.

① 랑위안스테이션(朗園 Station)
랑위안스테이션은 베이징 차오양(朝陽)구에 자리 잡았다. 남쪽은 량마(亮馬)강, 북쪽은 바(壩)강, 서쪽은 장푸(將府)공원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곳의 전신은 1960년대 지어진 베이징 방직공장으로 베이징방직국에 속해 있었다.

지금에 이르러 베이징방직공장은 랑위안스테이션 국제 문화 커뮤니티로 변모했다. 도시 복합 공간인 이곳은 문화, 영상, 디자인, 예술, 과학기술 연구 개발 등 신업종을 유치해 산업·문화·도시공공서비스 등 다양한 기능을 포괄하고 있다.

‘경계 없는 공간 조성’을 슬로건으로 주변 강과 공원경관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문화 공간을 만들었다. 상업 시설로는 공공 문화 및 레저 센터, 복합 공연장, 도시 서재, 도서관, 혁신 사무실, 종합 문화 IP 체험 공간, 디자이너 작업실, 스포츠 문화 시설, 청소년 교육 시설, 디자이너 바 등이 들어섰다.

중앙역문화센터를 포함한 2기 건설이 완료되면 올 연말에 정식 개방할 것으로 예상된다.

② 판스아이타운(梵石ITOWN)
판스아이타운은 차오양구에 위치했으며 관련 공사는 1기, 2기로 나누어진다. 1기 공사는 2017년 가동됐으며 17만㎡ 규모 지역에 문화 크리에이티브 산업 공간을 조성했다. 기존 공장 구조를 일정 부분 유지한 채, 상업·사무·레저·크리에이티브 공간 등의 기능을 도입해 새로운 혼합 커뮤니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개방형 공간’을 제창하며 기차역 정원, 스케이트 광장, 길거리 갤러리 등 공공시설을 지었다.

단지 내에는 다양한 산책 공간이 마련되었다. 3D 뮤직 빔프로젝터 레스토랑, 3층으로 구성된 복합 카페, 24시 편의점 등 볼거리·즐길거리가 가득하다.

③ 룽훠1910 문화 콘텐츠 산업 단지(龍徽1910文化創意產業園)
2022년 7월 29일, 룽훠1910 문화 콘텐츠 산업 단지(이하, 룽훠1910)가 대중에 공개됐다. 오래된 공장을 보호하고 문화 공간으로 확장하기 위한 베이징 최초의 프로젝트 중 하나인 이곳은 옛 양조장을 고친 것이다.

개조하는 과정에서 공장 시그니처인 붉은 벽돌과 녹색 기와는 보존하되, 거리와 공장을 나누는 벽과 울타리는 과감하게 철거했다. 새롭게 바뀐 문화 공간과 주변 커뮤니티와의 경계를 허물고 지역 주민이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게 했다.

양조장 보일러실은 베이징에서 가장 큰 실내 암벽 등반 체험관으로, 재료 창고는 소규모 공연장·서점·식당 등 문화 상업 시설로, 양조장 기숙사는 특색 있는 먹거리로 가득 찬 미식 거리로 바뀌었다. 레저·체험·소비를 아우르는 룽훠1910은 아무도 방문하지 않던 공장 지대에서 주민, 관광객이 모두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공간으로 변신에 성공했다.

① 판무플라잉국제문화콘텐츠파크(梵木flying國際文創公園)
청두에 위치한 이곳은 원래 1966년 설립된 청두글라이더제조공장이었다.

중요한 산업 유물은 보존한 채, ‘문화 콘텐츠, 음악 산업, 영상 산업’을 핵심으로 문화 콘텐츠 복합 단지를 조성했다. 음악 산업을 도시 재생 및 문화 콘텐츠 관광 산업에 더해 자연 생태계와 대규모 시설을 모두 갖춘 문화 콘텐츠 파크를 형성했다.

예술을 일상생활에 도입해 섬세한 라이프 스타일을 연출하는 한편, 떠들썩한 대중문화와 온기가 담긴 식문화를 결합했다. 또 특색 있는 건물, 회전 계단, 유화로 꾸며진 구역, 카페, 무형문화 굿즈 장터 등 먹고 마시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모두 갖추었다.

…다음 편에서 이어집니다.

차이나랩 이주리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