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남성들이 25일 조지아로 향하는 긴 차량 행렬 옆을 도보로 이동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러시아 독립매체 메두자는 25일(현지시간) 복수의 크렘린궁 소식통을 인용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출국금지 법안이 오는 28일 시행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러시아는 현행법상 18~27세 모든 러시아인 남성에 대해 징집병으로 1년간 군 복무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개정된 출국금지법이 시행되면 동원령 대상자인 예비군뿐만 아니라 아직 군 복무 경험이 없는 젊은 남성들도 러시아 징병 사무소의 출국 비자를 발급받아야만 해외로 나갈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당초 러시아가 발표한 30만명 징집을 넘어 더 많은 병력을 소집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출국금지령 발동이 예고된 28일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합병 여부 관련 주민투표가 마무리되는 날(27일)의 바로 다음 날이기도 하다.
현재 러시아 국경을 통해 출국할 수 있는 선택지는 제한적인 상황이다. 러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유럽연합(EU) 5개국 가운데 4개국(핀란드·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은 관광 비자를 통한 러시아인의 입국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CNN에 따르면 조지아·카자흐스탄·아르메니아 등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국가는 최근 입국 대기시간이 24시간 이상 걸리고, 국경 검문소 인근은 차량 행렬로 극심한 정체를 빚고 있다.
러시아 인권단체 아고라 소속 변호사 파벨 치코프는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이 군사행정 담당기관의 지시에 따라 카자흐스탄으로 향하는 남성의 출국을 막았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의 예비군 동원령이 발동된 직후인 지난 22일 핀란드로 향하는 러시아 인근 국경에 긴 차량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AFP=연합뉴스
혼란이 커지자 러시아 국방부는 전체 예비군 가운데 1% 수준인 군사 전문 특기나 전투 경험이 있는 병력을 우선 징집하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병사 및 부사관으로 전역한 35세 이하 예비군, 초급 장교로 전역한 50세 이하 예비군, 고급 장교로 군 복무를 마친 55세 이하 예비군 등을 동원 대상에 포함하겠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군사 120만명을 징집할 계획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으나, 크렘린궁은 극구 부인하고 있다. 앞서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동원령 발표 이후 징병 대상 남성들의 엑소더스(대탈출) 관련 외신 보도는 과장됐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또 동원령 발동 이후 만 하루 만에 최소 1만명 이상이 자원입대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