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대우조선해양 매각 관련 설명을 하고 있는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산업은행.
이렇게 되면 산업은행의 지분은 현재 55.68%에서 28.2%로 감소해 2대 주주가 된다. 하나은행(8.4%)과 국민연금(4.68%) 등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도 절반 정도 줄어든다. 인수자금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1조원)와 한화시스템(5000억원), 한화임팩트파트너스(4000억원), 한화에너지자회사 3곳(1000억원) 등이 모은다.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은 “지금 같은 경영 환경으로는 대우조선의 경영 정상화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해 적극적인 연구‧개발(R&D) 투자를 할 수 있는 민간 대기업을 찾았다”며 “국내 제조업계의 모든 대기업에 인수 의사를 타진했고 한화가 응해줬다”고 말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산업은행은 오는 27일 경쟁입찰 공고를 내고 다음 달 17일까지 3주간 입찰의향서를 접수한다. 이후 4~6주간 한화와 또 다른 입찰업체가 같은 조건으로 상세실사를 실시하고 나면 최종 투자자를 선정하고 본계약(신주인수계약)을 체결한다.
이후 최종 투자자로 선정된 업체는 기업 결합이나 방산승인 등 거래 관련 국내외 인허가를 취득한 후 유상증자를 실시, 거래가 종결된다. 강 회장은 “한화가 조선업을 영위하고 있지 않아 인허가에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며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매각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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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이 한화 품에 안겨도 21년간 투입한 공적자금 회수는 당분간 어려운 상황이다. 산은과 한국수출입은행(수은)은 각각 2조6000억원, 1조6000억원의 신규 자금을 대우조선에 쏟아부어다. 크레딧라인(신용 공여)을 통해서는 각각 1조4500억원을 들여 총 7조1000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됐다.
게다가 한화가 대우조선의 주인이 되더라도 산은은 5년간 대우조선에 대한 금융지원을 유지한다. 대출과 선수금환급보증(RG), 신용장(LC), 크레딧라인(2조9000억원) 등이다. 수은의 영구채 조건도 변경한다.
강 회장은 “한화가 경영을 맡은 이후에도 대우조선이 정상화하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산은이 지원을 지속하는 것이 대우조선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고 채권 회수 가능성과 주가 회복 가능성을 높인다고 판단해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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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가 14년 만에 2조원에 대우조선을 품에 안게 되자 ‘헐값 매각’ 의혹도 제기된다. 산업은행은 그간 대우조선의 기업가치가 하락해 헐값 매각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대우조선의 지난해 매출은 4조4844억원, 영업손실은 1조6998억원이다.
새 주인을 맞아도 대우조선 등에 대한 구조조정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강 회장은 “현재 대우조선에 일감이 많이 몰려 있어서 인위적인 인적 조정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