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9월 13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내려다본 위례신도시. 뉴스1
부패방지법 적용은 범죄이익 211억원가량을 국고로 추징·몰수할 길을 열었다는 의미가 있다. 또한 일당이 2013년 위례신도시 사업으로 ‘워밍업’을 한 뒤 2015년 대장동 사업에서 크게 ‘한탕’한 것이라는 의혹을 검찰이 인정한 것이기도 하다. 이번에 기소된 5명 중 유 전 본부장과 남 변호사, 정 회계사 등 3명은 앞서 대장동 사업과 관련한 뇌물·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대장동 3인방 추가기소…“전형적인 공직자와 민간의 짬짜미”
구체적인 혐의명은 옛 부패방지권익위법 7조의 2 위반으로, “공직자는 업무처리 중 알게 된 비밀을 이용하여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돼 있다. 이를 어기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또 범죄로 얻은 이익은 몰수·추징하게 돼 있다.
2013년 7월 위례신도시 A2-8블록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유 전 본부장과 주 전 팀장이 취득한 성남시·성남도시개발공사의 내부 비밀을 이용해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 정씨 등에 의해 구성한 미래에셋증권 컨소시엄이 민간사업자로 선정되게 한 혐의를 받는다. 내부 비밀 중에는 개발사업 일정, 사업타당성 평가 보고서 내용, 공모지침서 내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민간사업자 측은 내부 비밀을 미리 빼낸 것에서 그치지 않고 수정하도록 영향력을 미친 것으로 검찰은 봤다. 전형적인 공직자와 민간사업자 사이의 ‘짬짜미’ 사건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대목이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연합뉴스
또 이들은 비슷한 수법을 이용해 호반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되도록 한 혐의도 받는다. 사업 시행 후 418억원의 이익이 발생하자 민간사업자들이 42억 3000만원 상당의 배당이익을 취득하고, 호반건설은 169억원가량의 배당이익을 거뒀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당초 대장동 사업 민간사업자인 화천대유자산관리의 대주주 김만배씨도 위례신도시 사업에 연루된 게 아닌지 의심했지만, 이번에 기소하지는 않았다. 김씨는 대장동 사업으로만 구속기소된 상태다.
대장동 개발 의혹 피고인들도 부패방지법 추가 기소 검토
또 검찰은 사건의 ‘윗선’을 계속해서 파헤치는 한편 뇌물이나 횡령 등의 다른 혐의에 대한 수사도 확대해 나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위례신도시 사업과 대장동 사업 모두 진행 당시 성남시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