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입항했던 미국 해군 항공모함강습단이 사흘 만인 26일 오전 동해로 이동했다. 한·미 해군이 이날부터 나흘간 동해 공해상에서 하는 대규모 연합훈련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전날 북한이 평안북도 태천군 일대에서 동해 쪽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1발을 쏜 상황에서 훈련이 시작됐다. 이번 훈련에는 한·미 해군 함정 20척 이상이 참여한다.

한·미 해군이 26일부터 29일까지 나흘간 동해상에서 연합훈련에 돌입했다. 이날 미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CVN 76)이 훈련 참가를 위해 부산작전기지에서 출항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국내에 입항하진 않았지만 로스앤젤레스(LA)급 공격형 핵추진 잠수함인 애나폴리스함(SSN-760)도 훈련에 나선다. 애나폴리스함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쏠 수 있는 12문의 수직발사관(VLS)을 갖추고 있다. 훈련 장소인 동해 공해상에선 북한 전역이 사정권이다. 한국 측에선 이지스 구축함 서애류성룡함(7600t급), KDX-Ⅱ급 구축함 문무대왕함(4400t급) 등이 훈련에 참가한다.
이번 훈련에는 레이건함 함재기인 F/A-18 전투기, E-2D 조기경보기, EA-18G 전자전기 등은 물론 공군의 F-15K·KF-16 전투기, 미 육군의 아파치(AH-64E) 공격 헬기 등도 참가한다. 특히 아파치 헬기는 해상으로 침투하는 적의 특수전부대를 바다에서 격멸하는 대특수전부대작전(MCSOF) 훈련에 투입된다. 군 소식통은 “북한 특작부대의 함대 공격을 가정해 육지에서 이륙한 아파치가 해안가에서 이들을 선제적으로 공격하는 시나리오로 훈련이 진행된다”고 전했다.
![한·미 해상연합훈련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 핵추진 잠수함 애나폴리스함이 2018년 샌디에이고 기지에 정박한 모습. [사진 미 해군]](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9/27/d699bc6e-6b85-4368-be84-f72935f9bea5.jpg)
한·미 해상연합훈련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 핵추진 잠수함 애나폴리스함이 2018년 샌디에이고 기지에 정박한 모습. [사진 미 해군]
이번 훈련이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미국 전략자산 전개의 신호탄인 만큼 북한은 훈련 전날 SRBM을 쏘는 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연합훈련이 끝나면 북한이 추가 도발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군은 여러 추가 도발에 대비해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결정하는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가 다음 달 16일 개막할 예정이어서 북한이 도발 수위를 조절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중국의 눈치를 봐야 하는 시기인 만큼 핵실험이나 SLBM 시험 발사 등 전략무기와 관련한 군사적 도발은 강행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KTO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SRBM 발사 등 추가적인 도발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