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립토 리터러시 ③ 암호화폐 가치를 논하다
FOMO 심리, 건강한 투자 아닌 투기 변질
이 와중에 올해 5월께 테라·루나 사태가 빚어졌습니다. 달러와 연동된 스테이블 코인인 테라 가격이 급락하면서 테라 가치를 지지해주던 자매 코인 루나의 가치도 연쇄 하락한 사건인데요. 휴짓조각이 된 코인 가치에 수많은 투자자가 손해를 입었습니다. 투자자들은 테라·루나를 발행한 권도형 씨 등 테라폼랩스 관계자를 특가법상 사기 및 유사 수신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최근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수단은 권 씨 등에 대한 체포영장을 법원으로부터 발부받는 등 수사에 한층 더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검찰은 테라·루나가 자본시장법상 '투자계약증권'에 해당한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권 씨가 루나 가격을 띄우기 위해 투자자들에게 과장, 거짓 정보를 제공하는 등 부정거래를 함으로써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한 겁니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테라·루나 사태는 암호화폐 시장에서 빚어질 수 있는 '원 오브 뎀(One of Them·여러 사건 중 하나)'일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 암호화폐는 고작 13년밖에 되지 않은 여전히 매우 새로운 자산군입니다. 변동 폭도 매우 크고 시장 변화도 급박해 그 특징을 제대로 이해하는 게 쉽지만은 않습니다. 정비되지 않은 제도도 걸림돌이죠. 암호화폐를 둘러싼 디지털 자산 생태계를 꾸준히 살펴보고 공부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변동폭 큰 P2P 완전 자유시장 … '관리되는' 시장이 필요한 이유
악재가 있다고 마냥 시장 자체를 방치하거나 부정하는 것도 올바른 선택은 아닙니다. 암호화폐 등 디지털 자산의 잠재력과 한계를 동시에 인지하고 건전성을 확보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입니다. 박성준 동국대학교 블록체인연구센터장은 "암호화폐는 변동폭이 매우 큰 P2P 완전 자유시장이다. 지난 4년간 뾰족한 대책 없이 방치되면서 제도적 공백을 악용하는 세력들이 많았다"며 '관리되는' 시장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들에 대한 예금 보호, 투자자 보호 등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말입니다.
다행히 정부와 관련 업체들이 유의미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정부는 디지털 자산 기본법 제정을 추진, 디지털 자산 시장이 투자자 신뢰를 토대로 제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그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일관된 규율 체계를 조속히 확립하겠다고 얘기했습니다. 규제 공백기에 빚어질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 선제 대응하기 위해 업비트·빗썸·코빗·코인원·고팍스 등 국내 5대 암호화폐 거래소도 뭉쳐 '디지털 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를 만들었습니다. 디지털 자산 거래 지원 시작부터 종료까지 투자자 보호를 위한 강화된 규율 방안 마련, 투자자에게 충분한 정보 제공 및 투자 위험성에 대한 인식 향상을 위해 노력한다는 가이드라인도 마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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