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도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 숲은 겨울이 가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이다. 눈 덮인 하얀 산에 잎이 모두 져 하얀 수피를 드러낸 나무가 어우러져 순백의 동화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최승표 기자
아이젠 차고 1시간 등산

원대리 자작나무 숲은 겨울에 임도 코스만 개방한다. 주차장에서 약 1시간 걸으면 숲에 닿는다. 최승표 기자
자작나무 숲 아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아이젠을 찼다. 자작나무 숲은 주차장에서 3.2㎞, 약 1시간을 걸어 올라야 한다. 자작나무 숲까지 이어진 임도는 눈이 많이 쌓인 데다 곳곳이 얼어 있어 아이젠 착용이 필수다. 설악산 대청봉 가는 차림으로 중무장한 등산객이 있는가 하면, 마실 나온 것처럼 가벼운 차림인 사람도 여럿 보였다. 안내소 앞 상점에서 아이젠을 빌리는 사람이 많았다. 대여료 5000원 중 보증금 2000원은 돌려준다.

원대리 자작나무 숲은 1989년부터 산림청이 가꾼 인공 조림지다. 2012년 일반인에게 개방했다. 최승표 기자

자작나무 숲에 가거든 바쁘게 기념사진만 찍지 말고 나무를 자세히 관찰하고 하늘도 올려보길 권한다. 잎을 모두 떨군 하얀 나무가 쭉쭉 뻗은 모습을 보면 마음이 환해지는 기분이다. 최승표 기자
국가 대표 관광지로 떠오른 숲

강원도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 숲을 드론으로 촬영했다. 북유럽의 어느 깊은 숲을 보는 것 같았다. 최승표 기자

원대리 자작나무 숲에서 가장 인기 있는 사진 명소 인디언 집. 자작나무를 엮어 만들었다. 최승표 기자

옛날 원대막국수는 원대리 자작나무 숲 인근에서 45년째 막국수를 팔고 있다. 곰배령에서 땄다는 곰취를 곁들인 수육 맛도 출중하다. 최승표 기자
다시 1시간을 걸어 내려왔다. 하산한 뒤에는 막국수 한 그릇 먹는 즐거움을 놓칠 수 없다. 1978년 개업해 3대째 이어온 '옛날 원대막국수'가 숲 인근에 있다. 메밀 향 구수한 막국수(9000원)를 호로록 들이키고, 곰배령에서 땄다는 곰취를 곁들인 곰취 수육(2만원)을 입에 담을 때마다 감탄이 터진다.
인제 자작나무 숲은 입장료와 주차료를 받지 않는다. 월·화요일에는 입산을 통제하고, 3월 2일부터 4월 30일까지는 산불 조심 기간이어서 숲을 폐쇄한다. 한 달도 안 남았다.
태백·양평·영양…자작나무숲 이렇게 많았어?
자작나무 숲 하면 대부분 강원도 인제를 떠올린다. 자작나무가 많을 뿐더러 길 관리나 주차장 같은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서다. 그러나 인제 말고도 대한민국 구석구석에는 자작나무 군락지가 여러 곳 더 있다. 덜 알려졌을 뿐, 인제보다 더 넓은 자작나무 숲도 있다.
우선 자작나무는 강원도에 많이 산다. 춥고 건조한 지역을 좋아해서 산림청이 영서지방에 집중적으로 심었다. 걷기 여행도 즐기고 자작나무 군락도 볼 수 있는 곳이 많다. 지난해 10월 개장한 '운탄고도1330' 가운데 6길 태백 구간을 찾아가면 된다. 오투리조트 인근 '지지리골'에 약 20만㎡(6만 평)에 이르는 자작나무 숲이 있다. 1993년 함태탄광이 문을 닫은 뒤 조성한 인공림이다.
2021년 공식 개통한 '치악산둘레길'에도 자작나무길이 있다. 원주 신림면 구학리에서 판부면 금대리까지 이어지는 코스로, 임도에 줄지어 선 자작나무를 볼 수 있다. '육백마지기'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평창 청옥산 8부 능선에도 자작나무가 많다. 자작나무가 빽빽해 풍광은 멋지지만 주차장이 협소하고, 숲의 경사가 급한 건 단점이다.
수도권에도 유명한 자작나무 숲이 있다. 경기도 양평군에 자리한 개인수목원 '서후리숲'이 대표적이다. 방탄소년단이 달력 화보를 찍어 유명해져 ‘방탄숲’으로 불리기도 한다. 한 가족이 20년 세월에 걸쳐 30만㎡(약 9만 평) 규모의 숲을 가꿨는데 수목원 정상부에 자작나무 군락이 있다. 입구에서 약 30분 걸으면 자작나무가 보인다. 12월부터 2월까지 문을 닫고 3월부터 이용할 수 있다.
따뜻하고 습한 환경을 싫어하기 때문에 자작나무는 중부 이남에서 보기 어렵다. 그러나 의외로 가장 넓은 자작나무 숲이 경상북도에 있다. 영양군 죽파리 자작나무 숲은 30만㎡ 규모로 축구장 40개 면적에 달한다. 6만㎡인 인제 원대리보다 훨씬 넓다. 1993년 산림청이 인공 조림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약 3.2㎞를 걸어야 하는데 거의 평지에 가깝다. 아직 인프라는 부족하다. 영양군은 방문자센터를 비롯한 기반시설을 점차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최승표 기자
우선 자작나무는 강원도에 많이 산다. 춥고 건조한 지역을 좋아해서 산림청이 영서지방에 집중적으로 심었다. 걷기 여행도 즐기고 자작나무 군락도 볼 수 있는 곳이 많다. 지난해 10월 개장한 '운탄고도1330' 가운데 6길 태백 구간을 찾아가면 된다. 오투리조트 인근 '지지리골'에 약 20만㎡(6만 평)에 이르는 자작나무 숲이 있다. 1993년 함태탄광이 문을 닫은 뒤 조성한 인공림이다.

경북 영양군 죽파리에 국내 최대 규모의 자작나무 숲이 있다. 1993년부터 산림청이 가꾼 인공 조림지다. 사진 영양군
수도권에도 유명한 자작나무 숲이 있다. 경기도 양평군에 자리한 개인수목원 '서후리숲'이 대표적이다. 방탄소년단이 달력 화보를 찍어 유명해져 ‘방탄숲’으로 불리기도 한다. 한 가족이 20년 세월에 걸쳐 30만㎡(약 9만 평) 규모의 숲을 가꿨는데 수목원 정상부에 자작나무 군락이 있다. 입구에서 약 30분 걸으면 자작나무가 보인다. 12월부터 2월까지 문을 닫고 3월부터 이용할 수 있다.
따뜻하고 습한 환경을 싫어하기 때문에 자작나무는 중부 이남에서 보기 어렵다. 그러나 의외로 가장 넓은 자작나무 숲이 경상북도에 있다. 영양군 죽파리 자작나무 숲은 30만㎡ 규모로 축구장 40개 면적에 달한다. 6만㎡인 인제 원대리보다 훨씬 넓다. 1993년 산림청이 인공 조림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약 3.2㎞를 걸어야 하는데 거의 평지에 가깝다. 아직 인프라는 부족하다. 영양군은 방문자센터를 비롯한 기반시설을 점차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최승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