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조각상. 사진 pixabay
24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주 탤러해시 클래시컬 스쿨의 호프 카라사퀼라 교장은 지난 17일 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서양 미술사 수업을 진행하던 중 르네상스 대표 예술가로 꼽히는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상을 자료 사진으로 보여줬다.
이 수업에서는 다비드 상뿐만 아니라 미켈란젤로의 아담의 창조,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 등 유명 작품도 다뤄졌다.
그러나 수업 이후 몇몇 학부모들은 문제를 제기했고, 카라사퀼라 교장은 결국 학교 이사회로부터 사임 또는 해고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문제를 제기한 학부모들은 남성의 전신 나체를 표현한 다비드 상이 12~13살 아이들이 보기에는 지나치게 선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일부는 다비드 조각상을 음란물이라고 부르며 분노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들은 이전까지 학생들에게 미켈란젤로의 작품을 보여줄 때 사전에 공지를 해줬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바니 비숍 이사회 의장은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그것은 심각한 실수였다"며 "부모는 자녀가 논란의 여지가 있는 주제나 작품을 배울 때 언제든지 알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비숍 의장은 또 다비드 상을 음란물로 볼지는 다른 문제라며 수업에서 꼭 다룰 필요가 없었던 자료 사진이었고, 카라사퀼라 교장이 이를 학생들에게 보여주며 "부모님에게는 말하지 말라"는 말을 했다고 언급했다.
해임된 카라사퀼라 교장은 "여기서 내 경력이 끝난다는 게 무척 슬프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학부모와 교직원들이 나를 해고한 학교 이사회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며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한편 강력한 보수 정책을 펴고 있는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지난 23일 공립학교에서 성교육과 성 정체성을 가르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확대하기로 했다. 법을 위반한 교사는 정직되거나 교원 자격을 잃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