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F’ 자금 코로나 이후 최대, 금값도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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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F는 단기 미 국채 등 저위험 투자처에 돈을 맡겨, 수익을 내는 단기 금융 상품이다. 은행 예금처럼 입·출금이 비교적 자유롭다. 특히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수익률이 올라가 이자를 거의 주지 않는 수시입출금식 은행 예금 금리보다 높다.
MMF로 자금 유입을 촉발한 것은 SVB 파산 등 최근의 ‘은행 위기’다. 은행 예금의 안전성이 미국 지역 중소은행을 중심으로 흔들리자, 보다 안전하고 더 높은 수익률을 주는 상품으로 자금이 급속히 빠져나갔다. SVB 사태가 불거지기 시작한 9일 이후 골드만삭스의 MMF 자금은 과거보다 약 13%(520억 달러) 늘었다. 같은 기간 JP모건(460억 달러)·피델리티(370억 달러) 같은 대형금융사 MMF 신규 자금도 크게 증가했다. 특히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최근 자신들의 전체 MMF 규모가 기록적 수준인 5조1000억 달러(약 6635조원)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도 천정부지로 값이 치솟았다. 27일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일(현지시간) 금 가격은 온스당 2000달러를 넘어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최근 온스 당 1900달러 수준으로 가격이 소폭 내려왔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SVB 이후 은행권 불안이 본격 가시화되면서, 안전 자산으로 자금이 쏠린 영향이다.
높아진 조달비용, ‘이지 머니’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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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대형 은행보다 신뢰도가 떨어지는 중소은행이 자금 이탈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24일(현지시간) Fed가 집계한 이번 달 3주차(9~15일) 미국 은행 전체 총 예금은 전주 대비 980억 달러가 감소했다. 미국 소형은행의 총 예금은 1200억 달러 줄었지만 미국 25개 대형은행의 총 예금은 오히려 670억 달러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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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은행은 늘어난 자금 조달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무리한 투자와 대출에 손대면서 부실화될 가능성도 있다. 이미 경고등은 커졌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의 부실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80%에 가까운 2조3000억 달러는 중소은행이 대출해 준 것으로 파악됐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27일 "은행과 대출자들이 불안해해서 자본시장이 (사실상) 계속 닫혀있게 되면 경제에 더 큰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이번 SVB사태로 경기 침체가 이전보다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이런 위험은 미국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과 인터넷 은행 등이 대표적으로 손꼽히는 ‘약한 고리’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자금 조달 비용 상승에 부동산 등 자산가격 하락까지 겹치면, 관련 분야 투자를 많이 한 중소 금융회사의 문제가 더 커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주요국 금융당국은 은행 부실이 번지지 않도록 지원에 나서고 있다. FDIC는 이날 성명을 통해 퍼스트시티즌스 은행이 SVB의 모든 대출과 예금, 지점을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최근 위기설이 번진 독일 도이체방크(DB)와 관련해선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DB는 크레딧스위스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27일 독일 증시에서 DB는 24일 종가보다 4% 이상 오르는 상승세로 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