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대표팀이 지난해 말 카타르월드컵 본선 이후 4개월 만에 다시 만난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에게 뼈아픈 일격을 당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5위 한국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16위)와의 A매치 평가전에서 후반 6분 황인범(올림피아코스)이 득점포를 터뜨렸지만 전반 10분과 후반 18분 연속 실점해 1-2로 졌다.
지난 24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와의 경기에서 2-2로 비긴 한국은 클린스만 감독 부임 후 두 번째 경기를 아쉬운 패배로 마무리했다. 우루과이와의 역대 전적은 1승2무7패로 간격이 더욱 벌어졌다.
전반엔 흐름이 꼬였다. 경기 초반 상대의 강력한 압박에 허를 찔려 우왕좌왕했다. 먼저 골도 내줬다. 전반 10분 오른쪽 측면에서 허용한 코너킥 찬스에서 상대 미드필더 페데리코 발베르데가 올려준 볼을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세바스티안 코아테스가 훌쩍 뛰어올라 머리로 받아 넣었다. 자유롭게 슈팅할 수 있도록 공간을 내준 수비진의 집중력 부족이 아쉬웠다.
후반엔 양 팀이 한 골씩 주고받으며 치열한 공방전을 이어갔다. 후반 6분 한국이 동점골을 터뜨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상대 위험지역에서 수비수의 클리어링 실수를 틈타 볼을 가로챈 이기제(수원삼성)가 왼발 땅볼 패스를 시도했고, 황인범이 정면에서 침착한 왼발 슈팅으로 골 망을 흔들었다.
상승 흐름은 12분 뒤 추가 실점하며 끊겼다. 아크 왼쪽에서 내준 프리킥 수비 상황에서 상대 수비수 호아킨 피케레스가 왼발로 시도한 직접 슈팅을 골키퍼 조현우가 몸을 던져 막아냈지만, 한 발 앞서 뛰어든 미드필더 마티아스 베시노에게 리턴 슈팅을 허용해 추가 실점했다.
이후 수비수 김영권(울산)과 후반에 교체 투입된 공격수 오현규(셀틱)가 연속으로 골 망을 흔들었지만 모두 VAR(비디오판독시스템)을 거쳐 득점으로 인정받지 못 했다. 김영권은 골키퍼 차징, 오현규는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
4-4-2 포메이션을 가동하며 손흥민(토트넘)을 스트라이커로, 이강인(마요르카)을 오른쪽 미드필더로 동시 기용한 클린스만 감독의 선택은 절반의 성공으로 끝났다. 이강인이 볼 배급을 맡아 여러 차례 좋은 장면을 연출했지만, 손흥민과 기대 만큼의 시너지를 만들어내진 못 했다.
고질적인 수비 불안은 여전했다. 두 번의 실점 모두 세트피스 상황에서 내줬다. 후방에서 빈 공간을 찾아 파고드는 선수를 적절히 견제하지 못한 게 잇단 실점으로 이어졌다. 상대가 강하게 압박할 때 흔들리며 실수를 연발하는 단점도 또 한 번 노출했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전반 롱 패스 위주로 간결하게 진행한 공격은 정확성이 떨어졌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내준 두 번의 실점은 모두 상대 선수를 놓치며 수비 집중력에 문제점을 드러냈다”면서 “앞선 콜롬비아전을 포함해 두 번의 홈 경기에서 4실점은 결코 가볍지 않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이어 “3월 A매치 2연전의 수확은 이강인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라면서 “대표팀의 핵심 중 핵심으로 치른 첫 번째 A매치에서 후반 흐름을 주도하며 한국 축구에서 유니크한 공격 자원이라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덧붙였다.
카타르월드컵 멤버들로 3월 A매치 2연전을 치른 축구대표팀은 오는 6월 A매치 데이에 다시 집결한다. 실질적인 ‘클린스만호 1기’ 멤버 또한 3개월 후에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앞서 “3월 A매치는 카타르월드컵 본선에 참여한 선수들 위주로 치른다”면서 “이후 K리거 및 해외파 선수들을 두루 살펴 대표팀 구성에 변화를 줄 것”이라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