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오전 경북 포항시 북구 송라면 조사리 해변 인근에서 한미 연합훈련에 반대하는 집회 참가자들이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김정석 기자
이곳에서 차량으로 10분가량 떨어져 있는 화진해수욕장 주차장에는 ‘한미 대규모 연합 기동훈련 열렬 환영’이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현수막 주변으로는 태극기와 성조기가 수십 개 걸려 있고, 10여 명이 모여 있었다. 한미 연합훈련을 찬성하는 ‘맞불’ 집회였다.
한미 해군·해병대 경북 포항서 대규모 상륙훈련
이날 이 일대 해변에서는 5년 만에 한미 연합상륙작전인 ‘쌍룡훈련’이 실시됐다. 한미 동맹의 압도적 전력과 연합 상륙작전 수행 능력을 보여주는 것을 목표로 한 상륙훈련으로, ‘결정적 행동’이라 불렀다.

29일 경북 포항시 북구 화진리 일원에서 실시된 2023 쌍룡훈련장 앞에서 시민단체 회원들이 한미동맹 강화를 요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뉴스1
이번 훈련에는 사단급 규모 상륙군과 대형수송함(LPH) 독도함, 강습상륙함(LHD) 마킨 아일랜드함 등 선박 30여 척, F-35 전투기·육군 아파치 공격헬기(AH-64)·마린온 상륙기동헬기 등 항공기 70여 대, 상륙돌격장갑차(KAAV) 50여 대 등이 투입돼 실전을 방불케 했다.
훈련은 김승겸 합참의장 주관으로 진행됐고 폴 라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 이종호 해군참모총장, 안병석 한미연합사부사령관, 김계환 해병대사령관 등과 국회의원, 지자체장, 전우회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관했다.

29일 오전 포항 훈련장에서 한미 해군·해병대 장병이 참가한 '23 쌍룡훈련, 결정적 행동' 훈련이 실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오전 포항 훈련장에서 한미 해군·해병대 장병이 참가한 '23 쌍룡훈련, 결정적 행동' 훈련이 실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행동’ 측은 “남북간 대결 국면이 계속되며 한반도 위기는 출구 없이 높아지고 무력 충돌 위험성도 커지고 있다. 공격적인 상륙훈련은 한반도 전쟁 위기를 더욱 높일 뿐”이라며 “더 큰 위기로 이어지기 전에 한미연합 군사연습을 중단해 긴장을 낮추고 대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집회에 참여한 김재하 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는 “이날 훈련은 1만5000명이 참여한 역대급 규모로 알려져 있는데 이 인원의 100배 이상이 이 땅에서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며 “우리 민족은 전쟁과 평화 중 한쪽을 결심해야 하고 평화를 위해서는 윤석열 대통령을 쫓아내는 것이 첫걸음”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한미자유의물결’이 주최한 훈련 찬성 집회 지지자는 “북한 도발이 하루가 멀다고 일어나는 상황에서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하라고 하는 것은 북한 침략에 대비하지 말자고 하는 것”이라며 “강한 국방력을 보유하는 것이 평화의 전제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경찰, 양측 충돌 대비…집회장소도 거리 둬

29일 오전 경북 포항시 북구 송라면 화진해수욕장 주차장에 한미 연합훈련 실시를 환영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김정석 기자
한편, 북한은 이날 관영 매체를 통해 한미 연합연습을 거론하며 막말을 쏟아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철천지 원쑤들에게 세기와 세대를 이어 천백배로 다져온 영웅조선의 절대적힘, 불패의 자위의 맛이 어떤 것인가를 똑똑히 보여주자는 목소리들이 끊임없이 울려 나오고 있다”며 “원쑤들을 절대로 용서치 않고 무자비하게 징벌하리라”고 위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