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사) 중에선 컬리와 비바리퍼블리카(토스)가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두 회사 모두 적자 규모가 전년보다 늘었다. 사업 확대로 투자 폭을 늘린 야놀자와 암호화폐 시장 침체로 직격탄을 맞은 두나무는 전년보다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서울 시내의 한 배민라이더스 센터 앞에 배달용 스쿠터들이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배민 적자 탈출 비결은
◦ 팬데믹의 날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배달 수요가 늘자 배민은 날개를 달았다. 지난해 배민이 기록한 주문 수는 총 11억1100만건으로 3년 전(2019년 4억 건)과 비교해 약 3배를 기록했다. 배민 입점 식당도 2019년 말 13만6000여 곳에서 지난해 말 기준 30만여 곳으로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주력 수익모델인 ‘울트라콜’ 광고 수입도 늘었다. 엔데믹의 도래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배민의 월간이용자 수(MAU)는 1953만명으로 1년 전에 비해 6% 감소했다. 요기요(-28%), 쿠팡이츠(-49%)와 비교해 선방했다.
◦ ‘출혈 경쟁’ 끝: 막대한 비용이 든 단건배달의 부담이 줄어들면서 재무건전성도 좋아졌다. 배민은 2021년 단건배달 ‘배민1’ 첫 출시 후 약 10개월간 중개수수료 1000원·배달료 5000원 프로모션을 펼쳐왔다. 쿠팡이츠를 따돌리기 위해 단건배달 출혈경쟁을 지속했다가 지난해 프로모션을 종료했다. 그 덕에 수익성은 대폭 개선됐다. 우아한형제들 측은 “코로나 상황에 대한 고통 분담 차원에서 진행한 프로모션이 끝났지만 단건 배달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유지되면서 수익성이 좋아졌다”며 “배민1은 현재 배민 전체 음식 주문의 15%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흑자 행진 이어갈까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 포스트 팬데믹의 여파: 팬데믹이라는 날개가 사라진 이후에도 이익을 늘려갈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코로나19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지만, 엔데믹에 이용자가 이탈하며 성장세에 한계가 왔다는 분석도 나온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1월 온라인쇼핑 동향 발표’에 따르면 배달 음식 서비스 거래액은 2조 2295억원으로, 7개월째 감소세다. 배민은 이용자를 잡기 위해 배달비 부담 낮춘 묶음배달인 ‘알뜰배달’을 내달 서비스할 예정이다.
◦ 배달료 논란은: 배달료가 자영업자에게 부담을 준다는 지적도 극복할 숙제다.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배민의 배달료가 6000원으로 다른 업체보다 높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배민1의 프로모션이 끝나면서 배민1 요금제 중 기본형이 중개 수수료 6.8%, 배달료 6000원으로 책정됐기 때문. 당시 함윤식 우아한형제들 부사장은 “지금 배달료가 (높게) 형성된 것은 단건 배달 때문인데 여러 형태를 다각도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배민1 요금제는 유지하는 대신 알뜰배달 등 다양한 방식을 선보이려고 하고 있다”고 했다.
다른 유니콘 실적은

물류센터 등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컬리. 사진 컬리
토스도 첫 1조원대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토스 매출은 1조1888억원으로 전년 대비 50% 넘게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2472억원으로 전년 1796억원 대비 38%가량 늘었다. 다만 토스뱅크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올해 흑자 전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망했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연간 순이자이익 2174억원을 기록, 출범 첫해인 2021년 113억원 손실을 낸 것과 비교해 큰폭으로 이자이익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야놀자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225% 성장했다. 사진 야놀자
암호화폐 시장 침체로 인해 거래소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두나무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8101억원으로 전년(3조2713억원) 대비 75.2% 감소했다. 매출은 전년(3조7045억원)보다 66.2% 줄어든 1조2492억원이다. 두나무 측은 “러시아ㆍ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지속적인 글로벌 유동성 축소와 자본시장 위축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