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통사고 환자의 생활 관리
- 허리 구부정하게 하는 좌식 생활 피하기
- TV 시청할 땐 소파에 기대앉거나, 누워서 보기
- 체력과 통증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평지 걷기
- 걸을 땐 약간 숨찬 중강도로, 주 2시간 이상

경미한 교통사고로 인한 외상일 때 통증은 일반적인 양상과 차이가 있다. 환자들은 ‘사고 당시에는 몸이 괜찮은 것 같아 병원을 가지 않았는데 3~4일째부터 갑자기 통증이 나타났다’ ‘전신이 다 아프다’ ‘목·어깨·허리가 돌아가면서 아프다’고 호소한다. 유 교수는 “디스크 환자는 특정 부위를 가리키며 통증이 있다고 얘기하지만 교통사고 환자는 표현이 다양하다”며 “미세손상은 정확히 어디가 문제인지 신체 검진으로 명확히 잡아낼 수 있는 특징적인 게 없어 감별이 어렵다”고 말했다.
교통사고 외상은 상처가 없고 멍이 안 들어도 급성→신경병증성→만성 통증으로 진행할 수 있어 문제다. 유 교수는 “만성 통증은 급성 통증의 단순한 시간적 연장이 아니다. 신경계통의 변화를 부르고 활동량을 감소시키며 고혈압·빈맥 같은 건강 문제의 연결고리가 된다”고 말했다.
치료 늦으면 통증 억제 잘 안 돼
급성 통증이 이렇게 반복적으로 오래가면 신경계통 자체를 변화시킨다. 물리적 충격에 따른 조직 손상이 없는 데도 환자는 통증을 느낀다. 자극이 없음에도 여기저기 저리고 시리며 온몸이 아프다고 말한다. 유 교수는 “통증이 지속해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체내 엔도르핀·도파민·세로토닌 같은 통증 억제 물질이 줄어 제역할을 못한다. 나중에는 진통제를 충분히 써도 신경세포에 제대로 결합을 못 해 통증 억제가 잘 안 된다. 통증 초기만큼 약효를 내기 힘들고, 만성 통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만성 통증 환자는 수면 리듬이 깨지고 우울감이 증가해 분노·좌절 같은 감정 또한 만성화되는 경우도 많다. 유 교수는 “만성 통증이 조절 안 되는 환자는 고혈압 발병률과 체내 염증 수치가 3~4배, 심장이 더 빨리 뛰는 빈맥 위험은 2배 높다는 연구들이 있다”며 “통증 초기 원인에 따른 치료를 단계적으로 해야 만성으로 가는 빈도가 줄고, 악순환의 연결고리를 끊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소파에 기대앉고 평지 걷기 도움
교통사고에 따른 통증 관리를 위해서는 환자 자신도 운동과 바른 자세를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한다. 유 교수는 “가장 중요한 통증 해결책은 활동량 증가”라며 “몸을 많이 움직일수록 감정 조절에 도움되는 호르몬도 많이 나와 기분을 좋게 한다.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것이 평지 걷기로, 약간 땀이 나고 숨이 차는 정도의 강도로 주 2시간 정도 걷는 게 도움된다”고 말했다.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오르고, 버스를 탈 땐 한두 정거장 전에 내려 집까지 걸어가는 식으로 생활 속에서 활동량을 늘리면 좋다.
바닥에 앉는 좌식은 근골격계에 스트레스를 가하는 자세다. 유 교수는 “등받이 있는 의자나 푹신한 소파에 기대앉는 게 좋다. 좌식보다는 소파에 누워 TV 보는 자세가 척추에 부담을 덜 준다”고 조언했다.
한 시간마다 일어나 목·허리를 스트레칭하는 시간을 주는 것도 필요하다. 좋은 자세를 유지하려고 마음먹어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신도 모르게 본인에게 편한 자세로 돌아간다. 유 교수는 “젊은 나이에 가벼운 교통사고를 경험한 환자는 건강을 과신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나쁜 자세와 생활습관이 축적되면 교통사고 외상이 없는 사람보다 퇴행성 질환이 더 빨리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