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판장에서 위판을 기다리고 있는 병어. [뉴스1]](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305/28/b5097115-2b0a-4a3e-a3eb-2889547e40a4.jpg)
위판장에서 위판을 기다리고 있는 병어. [뉴스1]
병어 최대 산지인 전남 신안군에서 잡히는 병어는 미네랄이 풍부해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 신안에는 질 좋은 갯벌이 많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또 신안 바다의 빠른 물살 덕에 운동량이 많아 살이 꽉 차오르고 비린내도 적다고 한다.
올해 병어 어획량은 평년 절반에도 못 미쳐 값이 크게 올랐다. 지난 27일 신안군수협 지도 수산물판매장에는 병어 30마리가 든 한 상자가 100만원에 위판됐다. 최근 한 상자에 70~80만원을 호가하다가 연휴가 되자 가격은 더 치솟았다. 신안군수협 관계자는 “역대 최고로 비싸게 팔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렇게 팔린 병어는 음식점 등에서 마리당 적어도 5만원은 받는다.
신안군수협에 따르면 병어 어획량은 해마다 줄고 있다. 올해 1~5월 병어 어획량은 3539상자(30마리)로 2년 전인 2021년 5407상자보다 34.5% 줄었다. 지난해 어획량은 5051상자였다.
수산물판매장 식당가는 울상이다. 이맘때쯤 병어를 맛보기 위해 관광객으로 북적여야 하지만, 병어를 찾는 발길은 뚝 끊겼다. 식당을 운영하는 최모(52)는 “평소 같았으면 점심시간에 병어 손님으로 가득했는데, 올해는 기껏 해봐야 점심 장사로 2~3팀이 전부”라며 한숨을 쉬었다.

서울 충무로 인현시장 안동집의 병어조림. 손민호 기자
병어는 지방에서 ‘병치’라고 불리기도 한다. 보통 ‘치’짜로 끝나는 생선은 쉽게 죽기에 횟집 수조에서 산 병어를 보기는 쉽지가 않다. 덕분에 숙성회의 제맛을 느낄 수 있다. 병어는 비타민이 풍부하고 소화가 잘되는 생선으로 어린이나 노인 또는 환자의 원기 회복에도 좋기로 유명하다. 정약전이 쓴 『자산어보』에는 병어를 편어(扁魚)로 소개한다. ‘입이 매우 작고 창백하며 단맛이 난다. 뼈가 연해 회나 구이, 국에도 좋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