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인 챗GPT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이들의 일자리가 위협받고 있다고 로이터통신과 비즈니스 인사이더, 타임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아이러니한 점은 현재의 챗GPT를 완성하는 데 케냐인들이 큰 공헌을 했다는 사실이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인 챗GPT를 키우는 데 영어가 비교적 능통한 케냐인들의 '단순노동' 공이 컸다. 사진은 2022년 케냐 나이로비의 한 초등학교에서 컴퓨터를 이용해 초등학생들이 영어를 공부하는 모습. AP=연합뉴스

케냐인들은 자칫 트라우마도 유발할 수 있는 콘텐트를 하루 9시간 이상 여과 없이 접하면서 챗GPT 개발에 일조했다. 애널리스틱 드리프트 홈페이지 캡처
문제는 이렇게 성장한 챗GPT가 역설적으로 케냐 대필산업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온라인 학습 사이트인 스터디닷컴이 올해 1월 학생 1000명을 조사한 데 따르면 응답자의 89%가 '과제를 할 때 챗GPT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 중 53%는 에세이를 작성할 때, 48%는 집에서 시험을 보거나 문제를 풀 때 활용했다고 답했다.
실제로 케냐 대필업자들도 "올 초 이후로 일감이 현격하게 줄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 AI는 2021년 개발과정에서 챗GPT의 결함을 보완하기 위해 영어가 가능한 케냐 노동자들을 시간당 1.32~2달러(약 1700원~약 2600원)로 외주 고용했다. 타임 홈페이지 캡처
3명의 케냐 대필업자를 쓴 적 있는 미국 대학생 헤럴드는 로이터통신에 “챗GPT를 써보니 그렇게 지적이지 못해 좋은 교수라면 콘텐트가 독창적인지 알아챌 것”이라며 “그래서 아프리카 대필작가에게 돌아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케냐 키바비대학 IT 강사인 딕슨 게콤베도 로이터통신에 "(챗GPT 등) AI가 쓴 글과 인간이 쓴 글은 분명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대필은 15~24세 청년 실업률이 13.35%에 이르는 케냐에선 포기할 수 없는 고소득 알바다. 수도 나이로비에서 통계학을 공부하는 대학생 로라는 해외 대학생들에게 의뢰받은 영어 과제물 대필로 한 달에 3000~7000달러(약 392만원~약 916만원)를 벌고 있다. 그는 로이터통신에 "직장인보다 대필업자가 낫다"면서 "지금 버는 수준으로 월급 줄 기업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 위스콘신주(州)에 사는 대학생 헤럴드는 지난 2년간 케냐 대필업자에 1100달러(약 143만원)를 내고 에세이 4편 작성을 맡겼다. 페이스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