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이름만 들어도 아는 삼성, LG, 효성, GS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을 일군 창업주다. 정부가 이들 생가(生家)를 엮어 관광 코스를 개발한다. 관광객 유입이 기대되는 만큼 생가가 자리한 지방자치단체는 잔뜩 반기는 분위기다.
정부, ‘창업주 생가’ 관광코스 개발
![경남 의령군 정곡면 호암 이병철 회장 생가에 몰려든 많은 관광객. [중앙포토].](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306/11/51c531f2-70e6-44fe-8c3e-261073b68529.jpg)
경남 의령군 정곡면 호암 이병철 회장 생가에 몰려든 많은 관광객. [중앙포토].
이들 창업주의 생가는 벌써 해당 지자체에서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중앙정부 차원에서 관광 ‘코스’로 개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이미 관광 자원화한 지자체 3곳에 문체부가 프로그램 개발을 돕거나 스토리를 입혀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부자 바위’ 전설…현실됐다
![지난해 10월 열린 '2022 의령 리치리치 페스티벌' 당시 경남 의령을 찾은 많은 관광객들이 '솥 바위'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 의령군]](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306/11/f29b187d-5270-46a7-94f6-b6ab9526cab3.jpg)
지난해 10월 열린 '2022 의령 리치리치 페스티벌' 당시 경남 의령을 찾은 많은 관광객들이 '솥 바위'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 의령군]
지역에선 이들 창업주 탄생이 ‘솥 바위 전설’과 관련 있다고 본다. 강에 우뚝 솟아 있는 솥 바위는 그 수면 아래 바위 부분이 가마솥 발과 같은 형상으로 알려져 있는데, 조선 말 한 이름 모를 도사가 그 발 3개가 가리키는 주변 20리(약 8㎞) 이내에 큰 부자가 나올 거라고 예언했단 전설이다. 실제 3명의 재벌 총수가 태어나면서 전설은 현실이 됐단 말이 나온다.
“부자 기운 받자” 몰리는 사람들
![경남 의령군 정곡면 호암 이병철 회장 생가에서 관광객들이 부자 기운을 받으려고 바위를 만지고 있다. [중앙포토]](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306/11/e359682a-cae2-4355-8ff3-632831ae83b6.jpg)
경남 의령군 정곡면 호암 이병철 회장 생가에서 관광객들이 부자 기운을 받으려고 바위를 만지고 있다. [중앙포토]
이병철 회장 생가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출입을 제한하기 전까지만 해도 매년 7만~8만명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였다. 다시 생가를 개방한 지난해엔 4만7000명으로 집계됐으며, 올해 1월부터 5월까진 벌써 8만1000명이 찾았다. 의령군은 2021년 삼성 창업 정신을 기리고자 생가 인근 도로에 ‘호암 이병철대로’와 ‘삼성 이건희대로’란 명예도로명도 부여했다.
![고 LG그룹 구인회 회장과 허만정 GS그룹 회장 등 국내 대기업 창업주 태어난 경남 진주시 지수면 승산마을. [사진 진주시]](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306/11/72ce3d3b-9396-4919-9d9e-c2b20827c774.jpg)
고 LG그룹 구인회 회장과 허만정 GS그룹 회장 등 국내 대기업 창업주 태어난 경남 진주시 지수면 승산마을. [사진 진주시]
![국내 굴지의 기업인 30여명을 배출한 경남 진주시 지수면 옛 지수초등학교(현 K-기업가정신센터). [사진 진주시]](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306/11/9136913e-651f-426c-b09a-e4f31fefae8c.jpg)
국내 굴지의 기업인 30여명을 배출한 경남 진주시 지수면 옛 지수초등학교(현 K-기업가정신센터). [사진 진주시]
![2019년 11월 경남 함안군 군북면 신창마을에서 열린 효성그룹 창업주 조홍제 회장 송덕비 제막식 현장. 이날 조 회장의 생가도 개방됐다. [사진 함안군]](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306/11/572e9858-b7dc-4fda-ada5-35b83b5913a0.jpg)
2019년 11월 경남 함안군 군북면 신창마을에서 열린 효성그룹 창업주 조홍제 회장 송덕비 제막식 현장. 이날 조 회장의 생가도 개방됐다. [사진 함안군]
조규일 진주시장은 정부 결정이 발표되자 “K-기업가정신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K-콘텐트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신호탄”이라며 “새 관광 시대를 열어줄 것”이라고 환영했다. 오태완 의령군수도 “솥 바위가 있는 의령군은 대한민국 부의 원점”이라며 “앞으로도 정부와 협력해 창업주들이 남긴 좋은 (기업가 정신 등) 의미를 전파하는 사회적 책무를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조근제 함안군수 역시 “조홍제 회장 생가와 그의 선조인 조선시대 생육신 어계 조려 선생의 고택과도 연계한 다양한 관광 코스도 개발,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