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박하경 여행기'는 사라져 버리고 싶을 때 토요일 딱 하루의 여행을 떠나는, 국어 선생님 박하경(이나영)의 예상치 못한 순간과 기적 같은 만남을 그린 명랑 유랑기다. [사진 웨이브]](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306/11/3dd0d11a-3b7a-434e-b9ef-c8cfeacea52b.jpg)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박하경 여행기'는 사라져 버리고 싶을 때 토요일 딱 하루의 여행을 떠나는, 국어 선생님 박하경(이나영)의 예상치 못한 순간과 기적 같은 만남을 그린 명랑 유랑기다. [사진 웨이브]
간이 밴 반찬과 밥을 먹고 난 뒤 마시는 숭늉은 개운하다. 다소 밍밍해도 구수하고 깊은 맛에 속이 편안해진다.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박하경 여행기’는 숭늉 같은 드라마다. 살인·복수·불륜 등 자극적인 소재가 넘치는 요즘 드라마판에서 더욱 그렇다.
연출을 맡은 이종필 감독은 이달 초 인터뷰에서 “작품이 워낙 소소하다 보니 주위에서 '이런 거 해도 돼? 라는 소리를 가장 많이 들었다"며 "그저 '이렇게 잔잔하고 덤덤한 콘텐트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마음뿐이었다"고 말했다. '박하경 여행기'는 영화 '도리화가'(2015), '삼진그룹 영어토익반'(2020)을 만든 그의 첫 드라마 연출작이다.
그런 드라마의 진가를 알아본 건 배우 이나영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드라마로 그는 4년 만에 복귀했다. 이나영은 “시나리오를 접했을 때 구성 자체도 독특했고, 드라마의 담백하고 신선한 느낌이 이 시대와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며 복귀작으로 ‘박하경 여행기’를 택한 이유를 밝혔다.
![매회 박하경이 만나는 인물이 등장한다. 1회에는 가수 선우정아가 묵언수행 중인 정아로 출연했다. [사진 웨이브]](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306/11/0a4eb4d7-04bd-4e4d-b99f-33efb6a16681.jpg)
매회 박하경이 만나는 인물이 등장한다. 1회에는 가수 선우정아가 묵언수행 중인 정아로 출연했다. [사진 웨이브]
이종필 감독은 “처음 이 작품에 관해 들었을 때 '굉장히 느리겠다'는 느낌이 들었고, 그렇다면 느린 듯하지만 리듬감 있게 만들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밝혔다. 그래서일까. 드라마는 매회 한 편의 단편 영화를 본 듯한 여운을 남긴다.
박하경이 찾아다니는 곳은 대전·해남·부산·제주 등 국내 여행지다. 그간 드라마가 화려한 해외 로케이션(촬영소 밖 실제 경치를 배경으로 하는 촬영)이나 특정 지역·관광 명소를 부각하는 형식이었다면, ‘박하경 여행기’는 장소 그 자체보다는 길을 따라가며 깨닫는 것들에 집중한다. 단순히 풍경과 먹거리를 보여주는 여행이 아닌 보고, 듣고, 느끼고, 겪은 것을 보여주는, 말 그대로 여행‘기(記)’다.
![여행 중 만남과 관계를 통해 박하경은 꿈·사랑·세대갈등 등에 관한 자신의 생각과 고민을 들여다본다. [사진 웨이브]](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306/11/0815a320-100a-4b97-9318-17c2ab687b12.jpg)
여행 중 만남과 관계를 통해 박하경은 꿈·사랑·세대갈등 등에 관한 자신의 생각과 고민을 들여다본다. [사진 웨이브]
![배우 이나영(왼쪽)은 '박하경 여행기'를 통해 4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했다. [사진 웨이브]](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306/11/93c5b155-f4c1-4a25-843f-2ccf9be15d75.jpg)
배우 이나영(왼쪽)은 '박하경 여행기'를 통해 4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했다. [사진 웨이브]
“‘공감하세요’라는 말도 숙제처럼 느껴진다. 자기 안에 어떤 감정이 생기든, 멍 때리며 부담을 내려놓고 봤으면 좋겠다”는 이나영의 바람처럼 드라마 속 박하경의 여행을 쫓아다니다 보면, 슬그머니 마음이 푸근해진다. 박하경은 템플스테이를 왜 당일치기로 왔냐는 질문에 '그냥 그러고 싶어서'라 답하고, 평생 출 일이 없었던 춤을 대전 여행에서 낯선 사람들과 함께 춘다.
공희정 평론가는 “사회의 시선·틀에 얽매여 표현하기 어려웠던 생각을 툭툭 내뱉고, 여행지에서 춤을 추는 등 원하는 것을 그때그때 하는 박하경을 보며 시청자도 자유로움을 함께 느끼게 된다”고 짚었다. 선우정아·한예리·구교환·박인환·길해연·심은경 등 매회 특별출연한 배우들의 연기도 또 하나의 재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