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학 정시 늘리는데 지방은 반대…수시 90% 넘는 곳도

4일 오후 서울 성균관대학교 600주년 기념관에서 종로학원이 개최한 '6월 모평 가채점 토대 2024 주요대 및 의학계열 수시, 정시 합격선 전망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오후 서울 성균관대학교 600주년 기념관에서 종로학원이 개최한 '6월 모평 가채점 토대 2024 주요대 및 의학계열 수시, 정시 합격선 전망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3년간 서울 소재 대학들의 정시 비중이 커진 가운데 지역 대학들은 수시 비중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전국 비수도권 9개 지역 거점 국립대의 2024학년도 수시모집 비율은 75.4%로 전년보다 3.6%p 높아졌다. 수시 모집인원도 2만6865명에서 2만8133명으로 1268명 늘어났다. 대학별로는 경북대가 전년도 69.3%에서 81.5%로 수시 비중을 10%p 이상 확대했고, 충남대의 수시모집 비율은 전년도 66.8%에서 75.8%로 높아졌다.

반면 같은 기간 서울 소재 대학은 수시가 줄고 정시가 늘었다. 2024학년도 서울 소재 대학 42개교의 수시모집 비율은 전년도 60.4%에서 줄어든 60.1%다. 정시 비율은 39.6%에서 39.9%로 늘었다. 지방 국립대와 비교하면 수시모집 비율이 15%p 이상 차이 난다.

지방 사립대의 경우 수시 비율이 100%에 육박하는 곳도 있다. 2024학년도 대입에서 대구대는 전체 모집인원의 97.5%를 수시전형으로 뽑는다. 조선대는 수시 비율이 89.7%에 이른다.

“대규모 미달 사태에 수시 주력”

지방 대학들이 수시 비중을 크게 늘리는 이유는 급격한 학생 수 감소 때문이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올해 대입 정시모집에서 경쟁률이 3대 1 미만으로 ‘사실상 미달’인 대학은 전국에 68개교로 이중 87%(59개교)가 지방대였다. 대부분 지방대가 신입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미리 학생을 선점할 수 있는 수시모집에 주력하고 있다. 현행 입시제도에서 수시모집에 합격한 학생은 정시 모집에 지원할 수 없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정시 비율을 줄이면 입학점수가 높아지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8년 교육부가 대입 공정성을 높인다는 이유로 수도권 대학에 정시 비율을 30%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권고하면서 수도권 대학들은 정시 모집을 꾸준히 확대했다. 특히 서울대·고려대·연세대 등 서울 주요 16개 대학의 정시 모집 비율은 2020학년도 27.8%에서 2024학년도에는 40.5%까지 확대됐다. 지방대는 수시 비율이 30%만 넘으면 정시 비율은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2024학년도 대입에선 수도권 대학들의 수시 비중도 높아졌다. 임성호 대표는 “지방대는 모집인원을 수시에서 미리 채우려고 하지만 올해 입시에선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이 상당히 발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