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민지가 티샷하고 있다. 사진 KLPGA
박민지는 이 대회에서 3년 연속 우승해 구옥희(1982년), 박세리(1997년), 강수연(2002년), 김해림(2018년)에 이어 KLPGA투어 사상 다섯 번째로 단일 대회 3연패의 주인공이 됐다.
긴 하루였다. 이날 오전 6시 30분 2라운드 잔여 경기를 시작해 3시간 전에 일어나야 했다. 최종라운드 13번 홀에서 3타 차 선두로 나섰지만, 낙뢰로 인한 경기중단으로 또 쉬어야 했다. 쉬고 나오면서 리듬을 잃었다. 박민지는 15번 홀과 17번 홀에서 보기를 해 선두를 내줬다. 그러나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잡아 기어이 연장에 합류했다.
연장전은 414m로 전장이 전날보다 70m 줄어든 18번 홀에서 치렀다. 두 선수 모두 2온에 성공했다. 이예원의 이글 퍼트는 홀을 살짝 스쳤다. 박민지의 이글 퍼트는 홀을 돌아 나오는 듯하더니 홀 속으로 사라졌다.
경기가 끝난 시간은 오후 6시 30분, 딱 12시간 걸렸다.
지난 2년 동안 6승씩을 거둔 박민지는 올해 첫 승리를 기록했다. 박민지는 “올해 우승이 안 나와서 불안했다. 그러나 초심을 찾으려고 했고 현재에 집중했다. 밥 먹을 때 밥 잘 먹고 라운드할 때는 라운드하고 퍼트할 때는 퍼트를 했다. 책을 보고 일기를 쓴 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박주영이 3번 홀에서 티샷하고 있다. 사진 KLPGA
지난해 9월 출산 후 올 시즌 복귀한 박주영은 자신이 출전한 266번째 대회에서 우승 기회를 잡았다. 4번 홀까지 2타 차 선두로 나섰다. 엄마가 되고 나서 첫 우승을 기대했으나 5번 홀부터 11번 홀까지 보기 2개를 하면서 8언더파 공동 5위로 밀렸다. 2010년 KLPGA투어에 데뷔한 박주영은 우승 없이 준우승만 네 번 기록했다.
한편 경남 양산 A1 골프장에서 끝난 한국프로골프(KPGA) 선수권에서는 스물두 살 신예 최승빈이 최종라운드 7언더파 64타, 합계 14언더파로 우승했다. 최승빈은 마지막 두 홀에서 버디를 잡아 마지막 홀 보기를 한 동갑내기 박준홍을 한 타 차로 제쳤다.
지난해 KPGA 1부 투어에 데뷔한 최승빈은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일반 학생처럼 수업을 모두 들었다. 저녁 6시에야 연습을 시작한 그는 “공부와 골프를 병행해도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올 시즌 장타 부문 2위(평균 322.02야드)에 오른 최승빈은 “미국 무대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