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승 트로피에 입 맞추는 조코비치. AP=연합뉴스
조코비치는 12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2023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결승에서 카스페르 루드(세계 4위·노르웨이)를 3시간 13분간의 혈투 끝에 3-0(7-6〈7-1〉 6-3 7-5)으로 완파했다. 우승 상금은 230만 유로(약 32억원)다.
루드의 마지막 샷이 라인을 벗어나며 챔피언십 포인트를 따낸 조코비치는 한동안 흙바닥에 누워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이후 관중석으로 올라가 코칭 스태프와 가족 품에 안겨 흐느꼈다. 조코비치는 서브에이스(11-4), 위너(52-31) 등 대부분 지표에서 루드에게 앞섰다.

조코비치가 미리 준비한 기념 재킷. 오른쪽에 대기록을 의미하는 숫자 '23'이 새겨져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오른쪽 가슴에 '23'을 붙인 조코비치. 남자 역대 메이저 최다 우승 기록을 의미한다. 로이터=연합뉴스
조코비치는 나달과의 GOAT(Greatest of all time·역대 최고) 경쟁에서도 한발 앞섰다. 프랑스오픈에서만 14회(메이저 22회 우승) 우승한 나달은 부상으로 이번 대회에 불참했다. 조코비치는 경기 후 오른쪽 가슴에 자신의 우승 횟수를 의미하는 숫자 '23'을 부착한 트레이닝 재킷으로 갈아입고 시상식에 나섰다. 프랑스오픈 공식 홈페이지는 "조코비치가 홀로 왕좌에 앉았다"고 전했다.

우승이 확정되자 코트에 누워 기쁨을 만끽하는 조코비치. EPA=연합뉴스
지난해 US오픈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미접종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그는 4대 메이저 대회에서 각각 3회 이상 우승한 역대 최초의 선수로도 등극했다. 20회 우승한 '황제' 로저 페더러(42·스위스·은퇴)는 프랑스오픈에서 1회(2009년) 우승했고, 나달은 호주오픈과 윔블던에서 2회씩 우승하는 데 그쳤다.

조코비치와 루드의 결승전을 관중석에서 지켜본 축구 스타 음바페(왼쪽)와 이브라히모비치. AFP=연합뉴스
조코비치는 "내 커리어의 특별한 순간이다. 4대 메이저 중 가장 우승하기 힘든 대회였기 때문"이라며 "테니스에선 4대 메이저 우승이 꿈이자 목표인데, 나는 23번째 메이저 우승을 하게 돼 자랑스럽고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나는 일곱 살 때 윔블던 우승을 꿈꿨다. 나는 더 나은 미래를 만들고 싶다면 과거의 실수는 잊어야 한다. 테니스, 스포츠 혹은 다른 분야에 몸담고 있는 많은 젊은이에게 이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프랑스오픈 결승전을 찾은 영화배우 휴 그랜드(오른쪽). 로이터=연합뉴스
조코비치는 "우승 후 지루, 음바페, 이브라히모비치 그리고 브래디 등 경기를 지켜본 모든 이들에게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이브라히모비치는 두 손으로 '하트'를 만들어 조코비치의 감사 인사에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