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뒤 이을 성장동력 찾기

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캠퍼스 제4공장.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생산 규모다. 김경록 기자
1993년 여름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이 신경영을 선언한 직후 사장단 회의. 이 선대회장이 ‘수종(樹種)’이라는 낯선 단어를 꺼내자 회의장은 찬물을 끼얹은 듯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한 삼성 전직 사장의 회고다.
“일본에서는 잘 키운 히노키는 결이 곧고 단단해 일식집 도마나 온천탕 목재(히노키탕)로 쓰여 굉장히 비싼 값을 받는다는 거예요. 처음엔 무슨 말씀인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나중에 보니 ‘지금으로부터 20~30년 뒤에도 먹고살 수 있도록 삼성만의 히노키를 찾아서 미리 심어야 한다’는 메시지였던 거지요.”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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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바이오젠은 보유하고 있던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을 모두 팔아 투자이익을 실현했지만 양사의 협력 관계는 여전히 굳건하다. 바이오젠은 삼성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를 유럽 등에 유통·판매하면서 긴밀한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달 크리스토퍼 비에바허 바이오젠 최고경영자와 만나 양사 동맹이 여전히 굳건함을 과시하기도 했다.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처음으로 매출 3조원의 벽을 돌파했다. 영업이익도 1조원에 육박한다.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1%, 8.7% 늘었다. 10년 전 송도에 심은 수종은 어느새 거목(巨木)으로 자란 셈이다.
지난 3월 삼성전자는 또 한번의 미래 준비에 나섰다. 정부가 2042년까지 용인에 조성하는 710만㎡ 규모의 첨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에 향후 20년간 300조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다시 한번 히노키를 심는 셈이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건희 회장이 그동안 없었던 사업을 새롭게 도입하는 방식으로 ‘새로 나무를 심는’ 신수종 사업을 밀어붙였다면, 이재용 회장은 기존 사업을 조율해 미래 변화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했다.
삼성연구(https://www.joongang.co.kr/plus/series/147)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 300조원’ 시대를 열었습니다. 반도체·스마트폰 등에서 세계 1등을 달리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삼성은 무엇이 달랐던 걸까요. 앞으로는 어떻게 달라질까요. 삼성의 진짜 경쟁력이 알고 싶은 분들께 인사이트를 드립니다. 더중앙플러스(The Joongang Plus) ‘삼성연구(https://www.joongang.co.kr/plus/series/147)’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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