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9년 4월 정상회담에 앞서 모두발언을 하며 웃고 있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이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해 12월 북한에 정제유를 수출을 재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별로 지난해 12월 3225배럴(404.18t)을 수출했고 지난 1월 4만 4655배럴(5595.891t), 2월 1만 666배럴(1336.65t), 3월 5140배럴(644.153t), 4월 3612배럴(452.70t)을 각각 수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러시아가 북한에 정제유를 공식 수출한 것은 2020년 8월에 255배럴(32t)을 수출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유엔 안보리에서는 대북 정제유 공급량에 대한 '단위' 통일 문제를 놓고 논쟁이 있었는데, 안보리는 배럴이 아닌 톤(t)으로 대북 정제유 공급량을 보고해 온 중국·러시아와 합의 끝에 다섯 종류의 정제유 별로 단위 환상 방법을 공개한 2020년 2월부터 관련 보고에 '톤'과 '배럴'을 병기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해 9월 북한이 요구할 경우 원유와 석유제품 공급을 재개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2017년 11월 22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회의를 열고 대북 유류 공급을 대폭 줄이는 내용 등을 포함한 '대북제재결의 2397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하는 모습. 신화사, 연합뉴스
유엔 안보리는 2017년 대북제재 결의안 2397호를 통해 북한에 1년간 공급할 수 있는 원유와 정제유를 각각 400만 배럴과 50만 배럴로 제한하고 있다. 러시아가 북한에 대한 정제유 수출을 재개하면서 북한은 올해 정제유 공급 허용치의 약 19%에 달하는 약 9만 9473배럴을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RFA는 미국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러시아가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할 무기를 지원한 대가로 정제유 수출을 재개한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분석관을 지낸 컨설팅업체 LMI의 수 김 정책실무 책임자는 RFA에 "북한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사용할 무기와 원조를 제공한 대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부족한 점을 상쇄하기 위해 군사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김정은이 그 대가로 에너지와 식량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은 기꺼이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도 RFA에 "러시아가 북한이 지원한 무기에 대한 대가로 정제유를 지불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관 관계자들이 지난 2월 23일 러시아 국경일인 '조국수호자의 날'을 맞아 공개한 평양 모란봉에 있는 해방탑에 헌화하는 모습. 주북러시아대사관 페이스북 캡처, 연합뉴스
오경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핵·미사일 고도화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북한이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루트는 우방국이 유일하다"며 "자신들이 설정한 경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자원의 지원을 끌어내기 위해 노골적인 편 들기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