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이 12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최근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은 나중에 반드시 후회할 것”이라고 한 싱 대사의 발언에 대해 “확실히 일종의 압박 전술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싱 대사의 발언이 주권 국가의 대외 정책에 대한 도를 넘는 간섭이라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커비 조정관은 이어 “한국은 훌륭한 동맹국이고 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훌륭한 친구”라며 “특히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에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싱하이밍(오른쪽) 주한 중국대사가 지난 8일 오후 서울 성북구 중국대사관저를 방문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회동을 하고 있다. 뉴스1
이런 가운데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최근 미 언론에서 보도된 ‘중국의 쿠바 내 도청 기지 운영’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곧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블링컨 장관의 중국 방문 등 미ㆍ중 고위급 대화 채널 복원 시도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국무부에서 이탈리아 외교장관과 회담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중국은 2019년 쿠바에 있는 정보 수집 시설을 업그레이드했다”고 말했다. 지난 8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중국이 미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쿠바에 도청 기지를 세우고 그 대가로 쿠바에 수십억 달러를 지급하기로 했다고 보도한 데 이어 10일에는 뉴욕타임스(NYT)가 중국이 2019년 쿠바에서 해당 시설을 업그레이드했다는 당국자 언급을 인용해 보도했었다. 블링컨 장관이 공식 석상에서 보도 내용을 확인해준 것이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2일(현지시간)이 미 워싱턴 DC 국무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물음에 답변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블링컨 장관의 이번 발언이 오는 18일로 예상되는 그의 방중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중국이 쿠바 내 중국 도청 기지 보도를 “유언비어”로 규정하며 “미국이 중국과 쿠바의 우호 관계를 해치지 못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는 상황에서다. 앞서 지난 2월 블링컨 장관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정찰풍선 격추 건이 터지면서 방중이 전격 취소된 적이 있다.
다만 이와 관련해 커비 조정관은 12일 브리핑에서 블링컨 장관의 방중 계획에 영향을 미칠지 묻는 말에 “그렇게 보지 않는다”고 했다. 커비 조정관은 “현재 중국과의 양국 관계가 긴장감 속에 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으며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과의 소통 라인을 계속 열어두고 싶어 한다는 사실에 변함이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중국이 쿠바, 솔직히 반구의 다른 지역에서도 정보수집 능력을 얻으려 시도하는 것은 새로운 게 아니다”고도 했다.